잭슨 폴락의 No.5

권석준의 테크어댑팅 인증된 계정 · 첨단과학기술의 최전선을 해설합니다.
2023/05/16
그림 1. Jackson Pollock의 No.5 (1948년작) (출처: Wikipedia)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단일 미술품은 잭슨 폴락 (Paul Jackson Pollock, 1912-1956)의 1948년 작품인 'No.5' 라는 그림이었습니다 (그림 1 참조). 이 작품은 2013년, 무려 15억 6천만 달러 (대략 1,840 억원)에 거래되었다. 겉으로 보면 예술적 감흥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작품이 이렇게 초고가의 가치를 얻게 된 것은 물론 그 작품이 갖는 독특한 예술적 가치가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를 포함한비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아니, 마네나 모네 작품보다도, 하다 못해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 같은 같은 추상화가의 작품과 비교해도, 이런 장난기 섞인 것 같은 추상화가 이렇게까지 값이 비싸질 수 있다는 것인가? 실제로 이 가격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있긴 하다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한 번 정도는 품게 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잭슨 폴락은 'No.5'를 비롯하여, 'No.1', 'No.31' 등, 숫자로 타이틀이 매겨진 작품을 '만들 때', 붓으로 터치하기는 커녕, 페인트 붓이나 아예 페인트 통을 그대로 던지거나 흩뿌리거나 휘두르거나 하는 등의 드리핑 (dripping) 방식으로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붓질이라도 했으면 그 노동력이라도 측정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폴락의 작업 방식은 사실 거의 랜덤에 맡기는 방식이었으니 더더욱 그의 작품의 값어치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이 잘 납득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폴락의 작품은 처음부터 비쌌을까요? 물론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러하듯, 잭슨 폴락의 작품이 처음부터 유명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차 대전 전후, 미국은 전승국이자 자유 진영의 최대 패권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 미국에게도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었으니, 미국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한 예술적 영향력은 미국이 가진 최강대국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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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 방법을 토대로 자연과 사회를 해석합니다. 반도체, 첨단기술, 수학 알고리듬, 컴퓨터 시뮬레이션, 공학의 교육, 사회 현상에 대한 수학적 모델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반도체 삼국지 (2022)', '호기심과 인내 (2022, 전자책)'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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