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망일 때 부활하는 법
발가락 하나라도 까딱할 힘이 있다면 아직 이생망은 아닙니다. 이생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말이 유행하지도 않았던 그 옛날. 팔팔하게 젊었던 그 시절에 이생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몸도 지금보다 성하고 체력도 더 좋았던 그때, 이생망의 감각은 분명했습니다. 이번 생은 망한 거다 이미!
따듯한 봄이 와도 얼어 죽을 것 같던 그 친구를 다시 만나면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넌 지금 그럴 테지.
그치만 그러고도 한참을 더 살 거야.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잘 살 준비를 하는 게 좋을걸?
아무리 사는 재미가 없어도 살아진 세월을 지나서 그 친구도 알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과 봄에는 웬만해서는 얼어죽지 않는다는 것과 겨울 뒤의 봄은 참 따듯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슥. 그 친구가 점차 어떻게 바뀌었는지 나누어 봅니다.
이생망의 망령이 찾아오거든 청소를 하십시오.
어제 엊그제 수능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비슷한 느낌을 느꼈던 시절들이 떠올랐습니다. 이생망. 팔팔한 청춘이 빛을 바라가던 날들. 종잡을 수 없는 기분으로 동굴 속으로 자꾸만 들어가려던 날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는 참으로 아깝다는 말의 표본으로 살던 날들. 그런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아 다시 생각해도 창피합니다.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