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글쓰기도 '씨뿌리기'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7/19
삶이란, 아마도 씨 뿌리기가 아닌가 싶다. 매일같이 뿌리는 씨앗들이 언제 꽃이 되고 나무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뿌려두면 언젠가는 자라서 삶이라는 숲을 이룬다. 삶이라는 건 당장 레고 만들듯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부지런히 씨를 뿌려두는 일인 것이다. 인생의 거의 모든 일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시절 깊이 몰두하며 읽어두었던 책이나 눈물 흘리며 봤던 영화는 언젠가 되돌아온다. 삶의 어느 순간, 그런 책이나 영화를 봤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있을 무렵, 불현듯 생각 나 내 삶을 설명해주곤 한다. 혹은 그렇게 감동받으며 읽고 보았던 것들이 알게 모르게 내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내 삶의 가치관을 형성하고, 지금도 내 삶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그것들은 내가 삶에 심은 씨앗들이다. 

글이나 책을 쓰는 일은 조금 더 확실한 '씨앗 심기'처럼 느껴진다. 이를테면, 내가 인터넷 어딘가에 써놓은 글 한 편은 세상을 돌고 돌면서 누군가에게 계속 닿고 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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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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