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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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oazim 인증된 계정 · 아줌마, 의사, 연구자
2024/03/25
2024.3.28 

교수들만 병원에 남아 병동을 지켜온 지 어언 4주가 지났다. 젊은 전공의들을 갈아넣어 유지되어 왔던 병동에는 적막이 감돈다. 전공의 1명이 당직을 서며 보던 환자는 100명이 넘었지만 교수 한 명은 약 30명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입원환자 진료를 직접 챙기는 것은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체력이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 7일 근무에 3-4일에 한번 야간 당직을 서니 늘 머릿속이 멍하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외래진료는 더 꼼꼼히 예습을 해둔다. 그러다보니 다른 일을 할 수 없다. 논문, 학회 등은 모두 제쳐놓은 지 오래다. 

오랜만에 입원환자의 오더를 내고 상처 드레싱부터 수액 주입 속도, 혈압약 한 알까지 신경을 쓰다 보니 그동안의 나의 진료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입원환자에게 투여되는 약과 주사가 모두 정말 필요한 것이 적절한 용량으로 들어가고 있는지 하나하나 따지다보니, 그동안 얼마나 환자를 대충 보아왔는지 싶어 얼굴이 화끈거렸다. 회진은 돌았지만 많은 것은 전공의 선생님들의 재량에 맡겨놓고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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