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 5월과 문학적 5월-동인지 5월의 문학적 평가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20
◆ 서평 ◆
   
혁명적 5월과 문학적 5월-동인지 5월의 문학적 평가
   
   
박선욱
   
   
시인은 자신의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80년 5월에 잉태한 ‘5월 동인’의 문학은 바로 그 시대의 증인이자 예언자이길 자처했던 민중들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편집자 주).
   
   
하느님도 새떼들도 
떠나 버린 광주여
그러나 사람다운 사람들만이
아침 저녁으로 살아남아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물리치고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김준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에서-
   
   
[1] 5월의 의미
   
한반도에 있어서 1980년 5월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한 한국 문학사에 끼친 5월의 충격은 무엇인가? 해가 바뀔수록 그날의 비극이 생생하게 기억되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도처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지금, 위와 같은 물음들을 우리가 갖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 민중봉기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정치, 사회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학사적인 면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대사건임에 틀림없다. ‘5월항쟁’은 한반도 내부에 커다란 사회사적인 변화를 초래한 것 이상으로 문학으로 하여금 질적, 내용적 변화를 거치도록 유도하였다.
유신독재의 공고한 아성이 ‘10.26’에 의해 공중분해된 직후, 잠깐 찾아온 ‘자유의 봄’은 무척 따스하고 감미로운 것이었다. 그것을 즐거워하는 감정은, 국민 모두에게 있어서는 결코 단순할 리가 없었다. 왜냐 하면, 거듭되는 군부독재의 폭정 아래 억눌릴 대로 억눌려 온 국민들 전체가 ‘민주화의 봄’-비록 그 기간이 짧았음에도-을 오래도록 갈망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침내 1980년 5월, 광주를 강타한 참극한 특히 광주 시민 전체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심어주었으며, 대다수 국민들로 하여금 학살을 주도한 반민족적 세력에 대한 씻을 길 없는 분노와 원한을 품게 하였다. 그리고 변화가 왔다.
그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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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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