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블스> 한번 더 캡틴 마블과 함께 간다

고요한 · 책 파는 영화애호가
2023/11/21
영화 <더 마블스> 스틸컷
우리가 사랑한 MCU의 슈퍼히어로들에게는 떠오르는 키워드가 하나씩 있다. 대표적으로 캡틴아메리카는 자신의 힘으로 쉴드를 해제시키면서도 자유를 지켰고, 군수산업체를 운영했던 아이언맨은 모든 과거를 책임지고 우주를 구했다. 철없던 왕자 토르는 결국 숭고한 희생을 거치며 진정한 번개의 신으로 각성했다. 기존의 영웅들이 퇴장하고 새로운 페이즈의 중심인물로 활약할 캡틴 마블의 키워드는 ‘정체성’이 아닐까.

<더 마블스>의 전작인 <캡틴 마블>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는 이에 대해 ‘허락된 힘이 아니라 자각된 힘’이라는 평을 남겼다. 슈프림 인텔리전스(아네트 베닝)와 스승이었던 욘 로그(주드 로)에게 ‘제어되지 않는 힘을 통제해라’, ‘감정을 다스리라’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던 캡틴 마블(브리 라슨)은 마지막 순간에 “너에게 증명할 것은 없다”며 일격을 날림과 동시에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원래 갖고 있던 모든 힘을 해방한다.

캡틴 마블은 전편을 통해 타고난 정체성에 대한 증명이 필요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누구든 타고난 대로만 살 수는 없다. 정체성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조율할 부분들이 있다는 말이다. 캡틴 마블은 타노스와 일대일로 붙어도 쉽게 지지 않을 만큼 강력하지만, 독선적인 성향 탓에 어벤져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했다. <더 마블스>는 이 독불장군 캡틴 마블이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과 함께 어쩔 수 없이 팀을 이루며 시작한다.
영화 <더 마블스> 스틸컷
■ 희미해진 정체성과 확장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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