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열풍 - 인문사회계열 전투력 측정법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4/01/29
철학과 학부생의 실력을 가늠하고 싶다면, 철학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물어보면 된다. 보통은 안 한다고 답한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과격한 겸손 아닐까 싶다. 일단 우회한다. 좋아하는 영화부터 '민감한' 시사까지 이것저것 물어본다. 기본적인 지식이 모자라거나, 전형적인 대답이 반복돼 지루하다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다. 반면 말은 번지르르한데 고민이 안 느껴지는 유형도 있다. 대화 주제는 수상할 정도로 좁고, 무언가 물어보면 외워둔 공식이라도 있는 듯 툭 하고 '정답'을 뱉는다. 학과 교수의 생각을 그대로 흡수한 학생이다. 이들은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사소하고 기습적인 문제는 그다지 고민하지 않는다. 

 최악은 공부를 이상하게 하는 학생이다. 위키백과나 유튜브로 공부를 대체하는, 예를 들어 '5분뚝딱철학'을 구독하는 학생은 '개념어'만 많이 알 뿐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 편협한 '개념어'에 갇혀 허우적댈 뿐이다. 이들과 대화하면 외로워진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끼워맞추기,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개념어 남발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스노비즘이요 나르시시즘이다. 이해는 한다. '개념'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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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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