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不通) 정치와 민심-권순긍(세명대 명예교수)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4/04/16
불통(不通) 정치와 민심
   
권순긍(세명대 명예교수)
   
22대 총선이 175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압승과 개헌저지선을 겨우 넘겨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 참패를 끝났다. 총선 결과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야당에서 외쳤던 ‘정권심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건 분명하다. 여당에선 ‘이·조 심판’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오히려 ‘심판’ 프레임만 확대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이재명, 조국 대표가 선거 국면에서 심판받을 만한 행정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참패의 원인은 대부분 ‘용산발 리스크’로 보고 있다. 대통령의 독선적이고 오만한 국정운영에 민심이 돌아섰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지난 해 10월 대통령은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사면·복권시켜 무리하게 후보로 공천한 결과 17.15%의 압도적인 차이로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선거 패배 후 대통령은 “국민은 늘 옳다. 어떠한 비판에 대해서도 변명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지만 말뿐이었다. 민심이 이미 떠나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 참패의 전주곡인 셈이었다.
   
‘용산’의 독선과 오만 잇달아
   
‘용산’ 대통령실의 독선적이고 오만한 태도는 국회에서 통과시킨 법안을 9번이나 거부한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 3법,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 등 모두 민생과 관련되거나 국민들의 의혹이 증폭된 사건들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들어 거부권을 행사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배우자에 관련된 문제로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역대 대통령 누구도 가족의 조사와 구속을 막은 적이 없었는데 대통령은 ‘총선을 겨냥한 악법’으로 규정하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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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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