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영화] 청년 세대의 불안, 해답은 무엇일까 <믿을 수 있는 사람>

전새벽
전새벽 ·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을 썼습니다
2024/01/22
출처 : 영화사

곽은미 감독의 2023년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이방인에 대한 얘기다. 이 영화를 철학자 아그네스 헬러의 이야기와 함께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현대인이란 어디에서 태어났든 누구나 이방인이요 국외자’라던 헬러의 말을 떠올려보니 그렇다는 얘기다.
먼저 살펴보고 싶은 것은 헬러의 삶이다. 1929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헬러는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고, 공산당에 입당하여 사회적으로 목소리 내는 데 앞장섰으나 수정주의자라는 이유로 배척당해 호주로 망명하게 된다. 일찍이 유대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경험한 후 훗날 학계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던 그녀는 정말이지 이방인의 기분으로 평생을 살았을 것이다. 2019년 90세의 나이로 눈을 감을 때까지 말이다.
그럼 이제 영화 쪽을 살펴볼까.
 
새터민 한영(이설)의 일상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열심히 준비해서 시작했지만 관광가이드 일은 어렵기 짝이 없고, 와중에 동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속을 썩인다. 그런 한영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친구 정미(오경화)의 존재와, 언젠가 돈 많이 벌어 북한에 있는 엄마를 모셔오겠다는 강한 목표다. 이 두 가지가 버팀목이 되어 한영은 오늘도 일상을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머지 않아 많은 것들이 끊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사드 문제가 터지며 중국인 관광객이 끊기고, 자연스레 한영의 수입도 끊긴다. 인혁은 연락이 완전히 끊겨 누나를 근심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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