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tip과 덤

김지수
김지수 인증된 계정 · 잡식성 글을 쓰는 남자
2023/08/23
# 가성비 좋은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던 때였다. 늘 하던 대로 일하시는 분께 돈 만원을 쥐어드렸더니 서비스가 바로 나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드린 금액에 비하여 이건 좀 과하다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뿔사! 그 지폐는 5만원짜리였었다.

# 사촌형이 하는 강남의 고깃집이 있다. 주변 대기업 직장인들의 회식이 타깃인지라 3~4인석 보다는 10~20인석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자주 안 갔다. 그리고 하나의 이유가 더 있었다. 그래도 나름 친한 사촌 동생인데 서비스 하나 없어서다. 사실 가족이라 해도 그런 덤을 바란 적이 결코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이 갔던 친구 녀석 왈 “소고기씩이나 먹는데 된장찌개 하나 서비스가 없네. 너네 사촌형 맞냐”. 그 이후로 거길 가기가 꺼려졌다. 

그러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가게 되었다. 동행했던 지인에게 서비스는 바라지 말라고 미리 말했더니 씨익 웃으며 “여기 챙겨주시는 분에게 팁 드렸니?”. 바로 실행했더니 바로 달라졌다. 이런 마법을 여태 몰랐네. 

입장의 차이를 내가 간과한 것이었다. 팁문화가 없는 곳이었다면 사촌형은 무어라도 서비스로 갖다 주었을 거다. 그런데 다들 팁 주는 고기집에 와서 사촌동생이란 빽(?)하나 믿고 덤을 바랬으니(물론 내 뜻은 아니었다) 입장이 난처했던 것은 되려 사촌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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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인문학 서적 '가구, 집을 갖추다'를 출간했고 사회, 정치, 경제, 철학, 문화, 예술의 문턱 앞에서 대중문화, 라이프스타일 특히 술(위스키 &우리술)과 관련된 잡식성 글을 종종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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