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뒷동산

이난희.여성사회연구
이난희.여성사회연구 · 작가, 번역가,연구자
2023/01/19
뒷동산

엄마네 집 뒤, 작은 뒷동산
온통 어둡고 시름에 겨웠던 날 
무작정 걷던 뒷동산
푸른 잎들 사이로 하늘은 반짝였고
바람은 시원하게 나의 몸을 식혀주었네
봄엔 분홍색 진달래
여름엔 진초록 나뭇잎
가을엔 아기 손같은 빨간 단풍
비처럼 안개처럼 시간은 흐르고
이제 겨울 뒷동산엔 낙엽만 바스락거리네

엄마 아빠 손잡고 다시 와야지 
했던 뒷동산
엄마의 나이가 되어
나는 빈손으로 
하늘을 바라보네.

수렁같던 날들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다시 찾아온 회색빛 겨울 공기에 
내 뺨은 시리네
나무들은 말 없이 바라만 보고
늘 그렇듯 푸근하게 맞아주는 
작은 뒷동산은
엄마를 닮았네
인생을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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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커피 한잔, 여성신학 한스푼,”“방구석 여행가들의 일상 이야기가 궁금하니?(공저)” 등의 책을 썼습니다. “기독교는 식사에서 시작되었다(공역),” “뚱뚱한 예수(공역)” 등을 번역했습니다.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즈’에 비정기로 글을 기고합니다. 여성신학 박사로 강의를 했고, 여성, 사회,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한글 및 영어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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