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의 디바' 최종회, 답 없는 질문을 지워 준 햇살

빛무리
빛무리 ·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2023/12/04
나는 언제나 생각이 너무 많아서 고통스런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오만가지' 생각들이 뒤엉키며 온통 머릿속을 지배하여, 항상 고민은 많고 행동력은 떨어지는 삶을 살아왔다. 내가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노력한다고 쉽게 머리가 비워지는 것도 아니었다. 최근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책을 읽으며 계속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무인도의 디바' 마지막회에서 서목하(박은빈)가 던져 준 화두는 제법 컸다. 비록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복잡한 고민을 가볍고 쉽게 풀어낸 느낌이라 가슴이 시원해졌다.

"무인도에서 처음 6년 동안, 저는 매일매일 질문했어요. 구조대가 오긴 할까? 태풍이 또 오면 어쩌지? 여기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뭘 잘못해서 여기 있는 걸까? 그렇게 답 없는 질문으로 하루하루를 몽땅 채우다 보니까 죽을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답 없는 질문, 답 없는 고민에 오래 빠져있다 보면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 순간이 때때로 닥쳐온다. 무인도에 표류해 있던 서목하의 경우는 가장 극단적 예시라 할 수 있겠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도 그런 위기는 찾아올 수 있다.

"바다에 떠내려온 아이스박스에 있는 라면을 먹으면서 5분만 더, 5분만 더 살아보자 결심했는데, 또 질문이 시작됐어요. 그 5분을 뭘로 채울까? 그것도 참 답 없는 질문이더라고요.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국어국문학과 졸업. 출판사 편집실 근무. 월간 마음수련 외부 필진. 티스토리 블로그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를 2009년부터 운영.
18
팔로워 29
팔로잉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