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던 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7/03
▲ 노트르담 온 파이어 포스터 ⓒ 찬란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은 현대의 수많은 재난사고와 관련하여 가장 훌륭한 법칙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는 흔히 1:29:300의 법칙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대형 참사는 29번의 작은 사고, 다시 300여 번에 이르는 징후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뉴스지면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타이타닉 잠수정 실종사고는 물론, 한국사회를 참담하게 했던 여러 참사들도 하인리히의 법칙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사고 뒤 속속 들려오는 여러 이야기들은 세상의 많은 재난이 결국 그 징후를 제때 포착하고 해소하지 못한 인간의 잘못임을 일깨우고 마는 것이다.

2019년 4월 15일,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한다. 불에 탄 것은 다름 아닌 프랑스와 현대 교회의 대표적 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이곳은 그저 유명 관광지일 뿐 아니라, 국보급 보물 일천여 점이 보관된 곳으로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이 중 가시면류관은 예수 그리스도가 처형 당시 썼던 기독교도들의 성물로, 예루살렘에서 발견돼 콘스탄티노플에 보관하던 것을 프랑스왕 루이 9세가 동로마 제국 황제 보두앙 2세에게 산 것이다. 그 가격 또한 놀라운데, 몇몇 성물을 더하여 무려 13만 5000리브르, 당시 프랑스 왕실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였다.

불타는 대성당, 가시면류관을 구하라
▲ 노트르담 온 파리 스틸컷 ⓒ 찬란

어렵게 구한 성물은 질풍노도의 프랑스 역사 가운데서도 온전히 보전되었다가 19세기 초 파리의 한 곳에 새로 둥지를 트니 그곳이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이로써 파리와 노트르담 대성당은 예수의 육신에 직접 닿았던 성물을 보관한 장소가 되었다. 여기까지가 대성당이 보관한 가장 귀한 것, 심지어는 대성당 그 자체보다도 훨씬 더 귀한 것이 이곳에 놓인 가시면류관인 이유다.

그런 대성당에 불이 났으니 프랑스 사회가 뒤집어질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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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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