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에서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4/04
   
   
북한강에서
   
   
   
정호승
   
   
   
   
   
너를 보내고 나니 눈물 난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이 올 것만 같다
만나야 할 때에 서로 헤어지고
사랑해야 할 때에 서로 죽여버린
너를 보내고 나니 꽃이 진다
사는 날까지 살아보겠다고
기다리는 날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돌아갈 수 없는 저녁 강가에 서서
너를 보내고 나니 해가 진다
두 번 다시 만날 날이 없을 것 같은
강 건너 붉은 새가 말없이 사라진다
   
   
정호승 시집 『별들은 따뜻하다』(창비, 1990년)
   

   
▒ 박선욱의 <시(詩)가 끄는 수레>
   
이별은 존재의 귀를 먹먹하게 만든다. 어제까지, 아니 방금 전까지 잘 지내던 너와 헤어지는 건 생살을 찢는 아픔이다. 너로 인해 즐거웠던 일들, 너와 함께 거닐던 모든 길들, 너와 함께 바라보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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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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