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로부터의9호계획 ㅣ 영화사의 망신전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10/07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화면 캡쳐

나는 한때 영화 < 오타쿠 > 였다. 극장 간판을 그렸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관은 내 집 안마당‘이었다. 영화 스틸 가운데 좀 야하다 싶은 사진은 아버지 몰래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다. 전체적인 사진 톤이 핑크일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는데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던 영화 스틸은 << 애마부인 시리즈 >> 였다. 또한 가슴이 클 수록 불티나게 팔렸다.  어린 나이였지만 나는 자본 상품과 섹스 어필의 수상한 관계를 너무 일찍 알아차린 애늙은이로 성장했다.  핑크는........ 위대했다 !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고 했던가.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키는 안 자라고 눈만 높아졌으니 대중 영화를 멀리 하고 예술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짓도 오래 하다 보니 서서히 질리기 시작했다.
자연주의 웰빙 음식을 챙겨 먹다가 길거리 음식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 것이다.  A급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나 할까 ?  예술가 특유의 무거운 < 도도 > 함에 질려서 쌈마이 특유의 가벼운 < 시시 > 함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 모두 함께 해요 < 라라라 >.      그때부터 나는 대중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 영화도 아닌,  재미에 목숨을 걸었으나 재미가 없는,   A도 아니고 B도 아닌 C급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일명 << 컬트 영화 >> 라고 불리는 영화들이었다. 컬트 중에서도 시시껄렁한 컬트 위주로 보았다.  당시, 컬트 영화 테이프는 대부분 희귀해서 구하기 힘들었지만 바로 그 맛에 컬트에 열광하기도 했다. 영화 감독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영화사의 만신전에 오르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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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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