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윤석열이 싫어도 이재명한테 표를 줄 수 없는 이유
2024/03/27
“그는 "중국인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라며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며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였다.
그러면서 "양안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 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있나"라며 '우리는 우리 잘 살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우리가 왜 끼나"라며 "우크라이나에 경도돼 러시아와 척진 순간 한반도 안보가 훨씬 나빠졌다. 괜히 쓸데없이 개입해 결국 사이만 나빠져서 우리만 손해 봤다"고도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583270?sid=100
1. 가볍기 그지없는 이재명
윤석열이 아무리 싫어도 왜 이재명을 찍을 수가 없었는지 이 기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해명되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이리도 가벼울까. 경망, 경박, 경솔. 모두 가벼울 경(輕)자가 들어가는 단어인데 이재명에게 이만큼 잘 어울리는 단어도 찾기 힘들다. 내용을 떠나서 언어 자체가 가볍다. 너무 가볍다. 일국의 대선후보이자 가장 큰 야당을 이끌고 있다는 자가 남의 나라가 어떻게 되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는 말을 대놓고 하고 있지 않은가. 실제로 관련이 깊다는 문제는 아래에서 자세하게 논할 것이기에 논외로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비극과 대만의 위기에 대해 일국의 대선후보로서 느끼는 바가 고작 그런 것인가? 저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으니 외면하고 그저 중국에 상품이나 잘 팔아서 돈 많이 벌고 "셰셰"라고 하면 되는건가? 타인의 아픔에 측은지심조차 들지 않는가? 어쩌면 그리 가벼울까.
이러니 중도진보정당을 표방한다고 하면서도 자국의 무기수출이 팔레스타인 사태와 같은 문제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단 한마디의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무기 수출을 많이 했다고 K 방산 운운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 무기들에 죽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으...
@헤르츠 하하. 다만 후조선은 이미 뉴라이트 계열에서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 특히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 굳이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창곡동너부리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북한이 아니라 북조선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서동만 선생의 역작인 <북조선사회주의체제성립사>를 읽었고 그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Korea에 해당되는 용어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한국에서는 한韓을 중심으로 놓고 남한, 북한, 한반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한국을 남조선이라 부르고 조선반도, 북조선 등으로 지칭합니다. 일본도 북을 북조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명칭이 대한민국의 입장을 반영한 표현이라면 남과 북이 1991년 유엔 동시가입,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등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정식 명칭을 지닌 '상대'로서 대우하고 한반도에 두 개의 실체적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현 상황을 통일을 향한 잠재적인 과도기라 규정하였을 때는 북쪽에 있는 지명이나 국명을 북의 입장을 존중하여 북조선이라 부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북조선과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표현 자체가 아직 생경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는 않겠지만 제가 보기에 하나의 민족에 두 개의 실체적 주권국가로 나눠져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입니다. 더 자세한 논리는 앞서 언급한 서동만 선생의 저작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북한학 연구에서는 전설적인 저작이니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김재경 오, 그런 인연이 또 있군요. 세상 참 좁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신남방정책이 방향성이나 의도 자체는 좋았다고 보지만 결과에 있어서 참 아쉬운 지점이 많지 않은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좀더 전향적으로 대일외교를 펼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김현종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노무현 이래로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계파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대신하여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그 결과로 일본을 배제하려고 한 게 가장 큰 패착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김대중의 민주당과 노무현-문재인의 민주당은 좀 구별해서 보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위기 관리 차원에서 효과를 냈다는 점은 또 인정해야겠고요.
맞습니다. 게임이 되려면 어찌됐든 무언가 갖고 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한국 정치에서, 특히 좌파와 같은 제3지대에 속한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입장 정리가 거의 안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더군요.. 제가 전공이 아닌데도 계속해서 국제정치에 대해 논하게 되는 건 자본주의의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는 이론적 입장 외에도 좌파 쪽에 속하는 분들이 좀더 이런 방식의 사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좀 길이가 길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다른 기고문에서 너무 짧게 쓴 한(?)을 얼룩소에서 풀고 있습니다ㅎㅎ 글을 하나 올릴 때마다 사람들이 책 한 권 정도 읽은 효과를 내게 하자는 게 목표인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북조선보담 후조선 어떨까요.....
그냥 조선하면 이씨 조선과 헷갈리고
후조선 아님 김씨 조선... 아, 아닙니다...
@혁명읽는사람 민주당 친화적인 얼룩소에서 오랜만에 보는 중립적인 비평글이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읽어봤는데 내용이 매우 방대하네요!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글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가능하시다면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문글에서 아마 의도적으로 "북한"을 "북조선"으로 쓰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혹시 이유를 말씀해주실수 있을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링크해주신 시리즈도 읽고 왔는데 시작부터 제가 대학원에서 들었던 국제정치학을 강의하신 김우상 교수님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ㅎㅎ 글 내용에서도 대학원때 배웠던 내용이 많이 나와서 뭔가 복습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확실히 신남방정책은 결과와 과정(의도)를 분리해서 보는 게 더 확실한 분석이 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네요. 저는 앞서 말했지만, 국제정치를 볼 때 여러 시각 중 합리적 관점(국익 위주로 본다는 점에서 지경학적 시각도 포함된)을 취하는데요. 요소수 사태때 요소수 생산 기술이 정말 쉬운 기술임에도 중국의 요소수 수출이 막히자 한국에서 난리가 나는 것을 보고 중국에 대한 상호의존성이 높은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 하에 성장율이 높은 지역들을 대상으로 신남방정책을 펴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었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 본다면 방향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결과를 봐도 그렇고, 글로벌 벨류 체인에서 한국이 어떻게 이득을 취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잘되었어도 한계가 있을 정책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서 혁명읽는사람님의 문재인 정부 외교에 대한 판단도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저는 아무래도 한국이 외교를 잘 하기엔 워낙 어려운 지점이 많다보니 위기 관리만 잘 해준것 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ㅎㅎ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관계도 진짜.. 취해야 할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깝다는 지점도 공감합니다. 퍼트넘의 양면게임(Two-level game)에 의하면 국제정치에서의 협상도 국내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정상이긴 합니다만, 국회 구성이나 국내 이익집단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이미 국가 대 국가에서 갈 길을 잃은 상황이면.. 게임이 되지 않거든요.
정말 솔직하게 지록위마 시리즈가 하나 하나 너무 길어서 못 읽은 시리즈가 많은데 ㅋㅋㅋㅋ 책으로 나오면 사서 읽어보는게 낫겠습니다. 저랑 방향이 같은 부분도 많고, 복습과 새로운 지식이 적절하게 섞여있네요.
@혁명읽는사람 네^^ 말이 아니라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도 맞네요. 수용합니다. 정치는 종합예술이라고 보는 이 중의 한 평범한 시민으로서 선생님의 의견 또한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에서 더군다나 외교통상부분에서 진리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니며 시시비비를 따지고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안보에 있어서도 이재명씨의 자주국방에 대한 인식과 식량 안보에 대한 시각이 남다른게 보였던 시점도 있었어요. 지금은 어떤 인식인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유용한 응용이나 유연한 사고는 음양이 존재한다고 봐요. 욕을 먹기도 칭찬을 받기도 한다는 거죠.^^ 여지껏 관심가지고 찾아본 저로서는 외교 관계에 있어서도 뛰어난 협상이나 협력을 해야하는 결단과 추진력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윤석열의 가벼움과 보이지 않는 철학에는 점수를 주기가 처참할 정도라......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앞으로도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수고하셨어요.
@박박박 민주당에 친화적인 얼룩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요ㅎㅎ 말씀하신 3가지의 이유에 모두 크게 동감합니다.
@김재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우려에 크게 동의합니다. 윤석열 정부도 불안하지만 이재명 대표측의 발언은 불안을 넘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더라고요. 그의 대일관 및 대일정책에 대한 발언까지 고려한다면 민주당의 외교 라인이 문재인 때보다도 무언가 질적으로 후퇴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드네요. 저런 발언이 외국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건지 걱정됩니다. 어렸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반미 좀 하면 어때? 라고 했을 때 어른들이 우려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상당히 심각한 발언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네요..
위의 글에 링크되어 있는 지윤평 2편에서 잠깐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두기는 합니다만 https://alook.so/posts/w9tnkE7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만을 다룬 글은 이 채널에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987년 이후의 30여년간 이어졌던 제6공화국의 외교정책의 마지막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의 외교적인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6공화국의 시도가 종국에 파탄나게 되는 그 마지막 단계에 있었다는 점에서 선생님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점도 있지만 끝내는 '실패'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요약하자면 위기관리에는 훌륭했지만 새로운 틀을 짜는데는 실패했다, 정도입니다.
그 근간에는 대북정책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이번 글에서 나온 강채연의 입장은 다소 정치적 편향성이 있기는 하지만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시장경제의 발전 간의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제6공화국 내에서 북조선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평화체제의 정착의 불가능성을 논하고 있는데, 저 또한 공감하는 바가 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그런 맥락에서 북조선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난망한 조건 속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는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한국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였다고 봅니다. 개혁의 마지막 시기를 놓친 비용을 앞으로 계속 치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경학에 대해서도 좀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시길 :)
다행스럽게도 선정되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비딕 선생님께서는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고상한 언어와 대중적인 언어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사하는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하시는데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용에 있어서는 일치해야겠지요. 제가 분석한 건 이재명의 수사학이 아니라 그 말에 담긴 내용입니다. 권위주의와 민주주의가 다른 점이 있다면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의 몰락은 '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라 봅니다. 정치인은 말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인 것이고 그래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수사학이 발달했던 것이겠지요. 선생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적어도 제게는 이재명의 수사학이 실패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언어로 전달되는 그 내용이 위험하기 그지없는데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 해서 성공하리라 생각되지는 않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곡동너부리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북한이 아니라 북조선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서동만 선생의 역작인 <북조선사회주의체제성립사>를 읽었고 그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Korea에 해당되는 용어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한국에서는 한韓을 중심으로 놓고 남한, 북한, 한반도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은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한국을 남조선이라 부르고 조선반도, 북조선 등으로 지칭합니다. 일본도 북을 북조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명칭이 대한민국의 입장을 반영한 표현이라면 남과 북이 1991년 유엔 동시가입,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등의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정식 명칭을 지닌 '상대'로서 대우하고 한반도에 두 개의 실체적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현 상황을 통일을 향한 잠재적인 과도기라 규정하였을 때는 북쪽에 있는 지명이나 국명을 북의 입장을 존중하여 북조선이라 부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북조선과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표현 자체가 아직 생경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는 않겠지만 제가 보기에 하나의 민족에 두 개의 실체적 주권국가로 나눠져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입니다. 더 자세한 논리는 앞서 언급한 서동만 선생의 저작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북한학 연구에서는 전설적인 저작이니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김재경 오, 그런 인연이 또 있군요. 세상 참 좁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신남방정책이 방향성이나 의도 자체는 좋았다고 보지만 결과에 있어서 참 아쉬운 지점이 많지 않은가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좀더 전향적으로 대일외교를 펼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김현종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노무현 이래로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계파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대신하여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이상한'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그 결과로 일본을 배제하려고 한 게 가장 큰 패착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김대중의 민주당과 노무현-문재인의 민주당은 좀 구별해서 보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위기 관리 차원에서 효과를 냈다는 점은 또 인정해야겠고요.
맞습니다. 게임이 되려면 어찌됐든 무언가 갖고 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한국 정치에서, 특히 좌파와 같은 제3지대에 속한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입장 정리가 거의 안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더군요.. 제가 전공이 아닌데도 계속해서 국제정치에 대해 논하게 되는 건 자본주의의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는 이론적 입장 외에도 좌파 쪽에 속하는 분들이 좀더 이런 방식의 사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좀 길이가 길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다른 기고문에서 너무 짧게 쓴 한(?)을 얼룩소에서 풀고 있습니다ㅎㅎ 글을 하나 올릴 때마다 사람들이 책 한 권 정도 읽은 효과를 내게 하자는 게 목표인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혁명읽는사람 민주당 친화적인 얼룩소에서 오랜만에 보는 중립적인 비평글이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읽어봤는데 내용이 매우 방대하네요!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글의 내용과는 관계없지만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가능하시다면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문글에서 아마 의도적으로 "북한"을 "북조선"으로 쓰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혹시 이유를 말씀해주실수 있을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링크해주신 시리즈도 읽고 왔는데 시작부터 제가 대학원에서 들었던 국제정치학을 강의하신 김우상 교수님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ㅎㅎ 글 내용에서도 대학원때 배웠던 내용이 많이 나와서 뭔가 복습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확실히 신남방정책은 결과와 과정(의도)를 분리해서 보는 게 더 확실한 분석이 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네요. 저는 앞서 말했지만, 국제정치를 볼 때 여러 시각 중 합리적 관점(국익 위주로 본다는 점에서 지경학적 시각도 포함된)을 취하는데요. 요소수 사태때 요소수 생산 기술이 정말 쉬운 기술임에도 중국의 요소수 수출이 막히자 한국에서 난리가 나는 것을 보고 중국에 대한 상호의존성이 높은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 하에 성장율이 높은 지역들을 대상으로 신남방정책을 펴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었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 본다면 방향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결과를 봐도 그렇고, 글로벌 벨류 체인에서 한국이 어떻게 이득을 취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잘되었어도 한계가 있을 정책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서 혁명읽는사람님의 문재인 정부 외교에 대한 판단도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저는 아무래도 한국이 외교를 잘 하기엔 워낙 어려운 지점이 많다보니 위기 관리만 잘 해준것 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ㅎㅎ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의 관계도 진짜.. 취해야 할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깝다는 지점도 공감합니다. 퍼트넘의 양면게임(Two-level game)에 의하면 국제정치에서의 협상도 국내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정상이긴 합니다만, 국회 구성이나 국내 이익집단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이미 국가 대 국가에서 갈 길을 잃은 상황이면.. 게임이 되지 않거든요.
정말 솔직하게 지록위마 시리즈가 하나 하나 너무 길어서 못 읽은 시리즈가 많은데 ㅋㅋㅋㅋ 책으로 나오면 사서 읽어보는게 낫겠습니다. 저랑 방향이 같은 부분도 많고, 복습과 새로운 지식이 적절하게 섞여있네요.
@김재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우려에 크게 동의합니다. 윤석열 정부도 불안하지만 이재명 대표측의 발언은 불안을 넘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더라고요. 그의 대일관 및 대일정책에 대한 발언까지 고려한다면 민주당의 외교 라인이 문재인 때보다도 무언가 질적으로 후퇴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드네요. 저런 발언이 외국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건지 걱정됩니다. 어렸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반미 좀 하면 어때? 라고 했을 때 어른들이 우려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상당히 심각한 발언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네요..
위의 글에 링크되어 있는 지윤평 2편에서 잠깐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두기는 합니다만 https://alook.so/posts/w9tnkE7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만을 다룬 글은 이 채널에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987년 이후의 30여년간 이어졌던 제6공화국의 외교정책의 마지막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의 외교적인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6공화국의 시도가 종국에 파탄나게 되는 그 마지막 단계에 있었다는 점에서 선생님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점도 있지만 끝내는 '실패'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요약하자면 위기관리에는 훌륭했지만 새로운 틀을 짜는데는 실패했다, 정도입니다.
그 근간에는 대북정책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이번 글에서 나온 강채연의 입장은 다소 정치적 편향성이 있기는 하지만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시장경제의 발전 간의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제6공화국 내에서 북조선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평화체제의 정착의 불가능성을 논하고 있는데, 저 또한 공감하는 바가 좀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도 그런 맥락에서 북조선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난망한 조건 속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는 대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나 한국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였다고 봅니다. 개혁의 마지막 시기를 놓친 비용을 앞으로 계속 치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경학에 대해서도 좀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시길 :)
다행스럽게도 선정되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비딕 선생님께서는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고상한 언어와 대중적인 언어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사하는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하시는데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용에 있어서는 일치해야겠지요. 제가 분석한 건 이재명의 수사학이 아니라 그 말에 담긴 내용입니다. 권위주의와 민주주의가 다른 점이 있다면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의 몰락은 '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라 봅니다. 정치인은 말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인 것이고 그래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수사학이 발달했던 것이겠지요. 선생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적어도 제게는 이재명의 수사학이 실패하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언어로 전달되는 그 내용이 위험하기 그지없는데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 해서 성공하리라 생각되지는 않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전반의 문제의식과 지적 및 분석(한국을 둘러싼 외교 지형)에 동의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외교를 나름 잘한 편이라고 평가하는데(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대한 스윙하며 시간을 끌어줌 / 미국 내부 상황과 북한 상황을 파악해서 화해 분위기 형성 시도 / 적당한 중국과의 우호 관계 등 - 혹시 올리신 컨텐츠중에 문재인 정부 외교 정책을 평가하신 글이 있으면 보고 싶네요,) 윤석열 정부의 전략이나 이재명 대표의 발언 및 의식을 보면 외교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전문성이 너무 부족해보여 항상 걱정이 많습니다.
현재 외교에서 적군과 아군이 없다는 것도 공감합니다. 국제정치학에서 상대적으로 최근에 유행하는 개념으로 '상호의존성의 무기화(weaponized interdependence'라는 표현이 이를 설명하는데 정말 잘 어울립니다. 얼룩소에도 관련 내용을 짧고 쉽게 설명하여 올린 바 있습니다 https://alook.so/posts/q1tnWKJ
아, 얼룩소 에어북 공모 되셨던데 축하드립니다..!!
@혁명읽는사람 안녕하세요 ^^ 우연히 들어왔다가 아주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서 완독을 했네요. 중간 중간 어려운 지점도 있었기에 시간이 좀 걸렸네요.
우선 작가님의 식견에 감탄을 하고 경의를 표합니다. 처음에는 ' 아 이분은 선민의식이 아주 강하신 분이구나' ' 팔로워가 리더를 파악하기 위한 조건을 너무 한정 지어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으로 글을 읽어내려 갔습니다. 제목과 결론이 너무 강렬해서 일까요? ^^. 기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 기회에 좋은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전체적인 맥락은 유력한 대권후보로서의 품격 있는 모습과 더 많은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는 의미로 좋게 받아 들입니다. 세계 정세를 읽는 모습은 제가 보는 것과는 달라서 의아한 부분이 많았던 건 사실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차이로 외교. 국방과 안보의 문제를 논하기엔 시간이 너무 들 거 같아서요ㅠ
사실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근20년 가까이 분석하고 지켜 보고 있는 사람이라서 짧게 변론을 하자면, 이 사람은 소위 '대중의 언어'를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경험으로 체득을 한 분이라서 누굴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단어의 선택과 태도가 굉장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굉장히 논리적이고 고급스러운 단어만 쓸때도 있더군요. 안보에 대해서도 상대가 누구냐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말하는 수준이 엄청 차이가 나기도 하더라고요. 일일이 찾아서 보세요라는 말씀은 못드리겠네요. 너무나 방대해서....
짧은 시간 다수의 대중을 설득의 언어로 말하기.
유세기간 10분 남짓 한 시간에 설득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리스크가 매우 크죠. 비판과 비난이 난무할 수도 있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나름의 스킬이 있습니다. 연설이라는 하나의 장르에서 나오는 매력과 묘한 심리가 있거든요. ^^ 200명 500명 1000명을 대상으로 고상하게 연설을 할 수도 있겠지요? 허나 이재명 이란 사람은 아주 계산?이 빠릅니다. 그 순간 그 장소에서 고상한 단어 품격을 찾기보단 선생님처럼 반응하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더 큰 걸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언어로 가장 많은 마음을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
앞으로 더 한없이 가벼워 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 오해는 하지마세요 이재명을 신격화 하는 건 절대 안 합니다. 저도 욕할 때는 하거든요. 다만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 그를 분석?하면서 그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보이는 게 저만의 즐거움이기도 하거든요. 선생님 말씀처럼 더 고급지게? 좀 했으면 좋겠네요 으이구 이런 큰 오해 안받게요 ^^ 잘 읽고 갑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은 다시 와서 볼게요 ^^ 짧게 적으려다 길어져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헤르츠 하하. 다만 후조선은 이미 뉴라이트 계열에서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 특히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 굳이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북조선보담 후조선 어떨까요.....
그냥 조선하면 이씨 조선과 헷갈리고
후조선 아님 김씨 조선... 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