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는 떠나고...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12/27
이제 추운 것에 익숙해진 몸이 돼버린 아침입니다. 
아직 햇살이 살갗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건너편 아파트 지붕엔 아직도 녹지 못한 눈들이 쌓여 있구요. 산책길에 눈이 오는 날 아이들이 한없이 만들어 놓은 눈오리는 이제 더 추운 곳으로 날아가 버린 것 같습니다. 
   
쉽게 녹아내리는 습성을 가진 철새들이 놓여 있던 자리를 어슬렁거립니다. 온종일 아이들은 아파트 화단이며 계단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한곳에 모여 눈오리를 만들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눈을 퍼오라고 지시를 하면 한 곳에선 눈오리를 만들고 그 오리를 조심히 날라 횡과 열을 맞춰 세웁니다. 
   
눈오리 생산 공장은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눈발은 점점 더 거세지고 눈을 퍼 나르던 아이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속력이 확연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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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겨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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