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봄 참군인 묘비는 '단 한줄'... 눈물이 났습니다(오마이뉴스 김종훈 기자 2023.12.24.)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12/25
서울의봄 참군인 묘비는 '단 한줄'... 눈물이 났습니다
오마이뉴스 김종훈 기자 2023.12.24.
   
12.12반란군 맞선 김진기 헌병감의 단출한 묘비... 미사여구 가득한 반란군 묘비와 대조
   
2024년 1월 13일 '서울의봄·12.12 특별 현충원투어'를 진행합니다. 지난 12월 9일 서울현충원 투어에 이어 대전현충원에서 진행하는 공익목적의 비영리 투어입니다. 지난 18일 안내 기사를 쓴 탓에 신청자가 이미 150여 명이 넘은 상태입니다. 
23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미리 사전 답사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혼자 대전현충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장군2묘역 최상단, 그곳에서 김진기 헌병감의 묘비를 마주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 세상 태어나서 2006년 12월 28일 이 세상을 떠났다'
12.12 반란군에 맞서 싸운 군인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치고는 참으로 단출했습니다. 그럴 것이 김진기 헌병감의 주변에 자리한 12.12반란 주역들의 묘비엔 하나같이 '정직', '청렴', '용맹', '헌신' 등 온갖 미사여구가 가득 새겨졌습니다. 심지어 '참군인'이라는 말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문제는 어디에도 '반란을 일으켜 반성한다'는 내용은 찾으려야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오직 반란군에 맞서 싸운 김진기 장군의 묘만 '고인의 유지'라는 말과 함께 아무런 수식 하나 없이 이 세상 태어나 이 세상 떠났다는 내용만 새겨졌습니다. 
김진기 헌병감은 왜 그랬을까?
'그는 대체 왜 이 말 한마디만 남긴 것일까?'
사전답사를 마치고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의문입니다. 애석하게도 김진기 헌병감이 남긴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과 장태완 수경사령관 등과 함께 전두환·노태우 등 군사반란에 참여했던 34명을 반란 및 항명 등 혐의로 대검에 고소할 때 몇몇 방송과 남긴 짧은 인터뷰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국립중앙도서관에는 김진기 헌병감이 1993년에 직접 쓴 글이 남아 있습니다. '13년 만에 처음 밝히는 전육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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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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