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 완전히 새됐다는 말은 내가 사랑해서 오랜 시간 구애를 바쳤으나 결국 다른 사람을 그 사람이 택했을 때 쓰는 말이다. 새는 참으로 억울할 거 같다. 구애를 위해 인간은 상상도 못할 진화를 겪고 갖은 노력을 하는데 자기들이 뭐라고. 그러고보니 그런 새를 비하하는 말은 또 있다. 억울한 닭의 대가리는 지능이 떨어진다며 비아냥되는 표현에 쓰이고 까마귀는 자기 몸을 먹으며 기억상실에 걸린다는 이상한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 거기다 까마귀 조상 중 하나가 배나무 옆에 날았다가 떨어진 배로 시작된 속담은 조상이 죽고 죽어 흙이 되어도 이 세계를 떠돌고 있으니 말이다. 공원에 산적한 비둘기는 공포의 대상이다. 조류 공포에 많은 사람이 막지 않은 길을 막았다며 피한다. 날고 싶어도 괜히 무서워할까 싶어 소리만 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