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

Tulip fever
Tulip fever · Killing me softly
2022/04/05

 나이 차이가 좀 있는 남자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나보다 경제활동을 먼저 시작한 그는 그것치고도 또래보다 조금 더 잘 버는 편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는 내게 한번도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게 한 적 없었다. 
 비싼 요리를 먹거나 vip석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소주만 먹던 내 친구들을 불러내 좋은 술을 사주었다.

 눈치나 부담을 준 적 없지만 스스로 그에게 미안했다. 
 드디어 어찌어찌 취업이 되고 첫 월급으로 백오십만원을 받았다. 백만원을 현금으로 찾아서 오십만원은 엄마를 주고, 오십만원은 봉투에 넣어서 모처럼 당당하게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다. 

 "오빠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다 쏠게!"
 그는 그럴필요 없다고 한사코 말렸지만 난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발버둥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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