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날, 부모님께 쓰는 편지.

이후
이후 · 선善 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2022/03/22
큰아들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펜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꼭 15년이 되는 날입니다.

어떻게 이 길을 걸을 생각을 했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떻게든 가장 안정적인 직장을 누구보다 빠르게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택한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마음의 짐이 참 무거웠습니다. 죄송스러움에 집에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이 있었음에도 일부러 집과 멀고 기숙사가 보장된 대학을 택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집을 떠나온 지 10년보다도 더 긴 시간이 흘렀네요.

실업률이 이렇게 높은 지금도 저의 길을 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고 힘들기 때문이겠죠? 저 역시 이야기는 못했지만 참 많이 힘들고 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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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껍데기의_명함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늘 불편한_직책 정의할 수 없는 나도 모르는_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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