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3
2022/12/04
마지막 글입니다. 이 지루했던 시리즈를 읽어주신 많은 분들, 글의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함께해주신 많은 글쓴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애초의 목적은 최소한 노조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앞서 사실관계와 이해를 명확히 하고자 함이었는데, 제 부족한 지식과 필력으로 그 부분이 잘 이루어졌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래도 쓰던 건 마무리를 해야겠지요.
5. 그럼에도 노조는 자주 비합리적이다.
지금까지 노조 자체와 노조의 행위들의 당위성을 중심으로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조와 노조의 행위에 대해 명쾌하게 이해되거나 인정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저 또한 그러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다소 자전적이고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해보려 합니다. 바로 노동조합의 불합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노조는 이익단체인 만큼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합니다. 또한 노동자 전체의 이익이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이익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안에 따라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각각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할 때 일어납니다. 노동자와 노동자 간,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심지어 조합원과 조합원 간 갈등이 그러합니다.
그럴 때마다 노동조합은 상당히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같은 노동자를 상대로 싸우고, 폭력을 행사하고, 한 회사 내에서 조합원, 비조합원 갈라서 차별하고, 같은 산별노조 안에서도 원청/정규직 노조와 하청/비정규직 노조가 싸우고, 심지어 정파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싸우고. 도대체가 온통 싸움 천지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지루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역사를 살짝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 노동자 운동의 가장 큰 흐름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시작됩니다. 87년 6월 항쟁의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의 연대파업이 불법으로 치부 받고 있는 상황이지요. 사업장 단위 파업은 이기주의라고 까고, 약자와 연대하는 파업은 불법이라 족치고. 이런 상황에서 '내 마음에 맞는 투쟁을 하라'라는 요구 보면 정말 어이가 하늘로 승천합니다. 노동조합의 현안에 대해 잘 몰라서 글을 쓰기 어려웠는데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현행 민주노총에 대해 반기를 들겠다던 소위 'MZ 사무직 노조'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게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다른 분들이 고찰을 좀 더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학생회를 하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운동조직을 제도권으로 올리고 인정하면 과격파는 힘을 급속도로 잃고, 기존에 대표자 조직도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는 것을요. 그렇지 않고 쓸데 없이 탄압할땐 강경파의 힘이 세진다는 것도 말입니다. 사실 간단할 수도 있는 이런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여기서도 많이 보여서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덧. 해당 국가의 요청으로 멀쩡히 잘 쓰던 용어도 튀르키에와 키이우로 바뀐 마당이고, 통상적으로 약어도 해당기관의 공식적 명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예를 들면 주식회사의 (주)도 앞에 붙이냐 뒤에 붙이냐에 대해 민감하죠) 한국 사회에서 유독 민주노총은 민노총으로 마구 불러대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홈은님// 꿈보다 해몽이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정당하고 평화로운 테이블이 실제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우리가 그리로 가고있다고는 믿고싶습니다.
다섯 편의 글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회가 약자의 폭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내용이었어요.(몇 편인지는 까먹…)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고 어떤 사람들은 인간을 가장 신경쓰고 또 누군가는 돼지, 소모되는 농장의 동물들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죠. 각자의 이해관계나 신념에 따라 ‘옳아야 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적으로 발언을 해야 간신히 관심을 끌어모으는 집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다는 말이 성립하려면 적어도 비폭력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당한 테이블 정도는 마련해두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맑스만큼 그 학문적 위상과 오해가 동시에 큰 학자도 없을겁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색깔론과 더불에 낙인이 찍혀있죠. 하지만 그 위상은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 거의 모든 인문학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노동자들이 노동자라는 정체성으로 말미암아 초국가적 연대가 가능하리라 믿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엄격했지오. 그럼에도 여전히 그가 주장한 노동자 계급 정체성의 가치는 유효합니다.
사실 노조의 이기주의적 경향성을 imf로 퉁쳐서 설명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지면과 제 지식의 한계상 편의를 위해 그렇게 되었네요. imf외에도 정당운동, 정파운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노동조합의 분열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전에 쓰신 글의 댓글에서 제가 한 질문의 답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마르크스주의까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에는 공감할 내용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IMF이후 각자 도생이 되어버린 노동자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집단 이기주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해, 노사가 합리적인 결론을 함께 도출해내면 좋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의 연대파업이 불법으로 치부 받고 있는 상황이지요. 사업장 단위 파업은 이기주의라고 까고, 약자와 연대하는 파업은 불법이라 족치고. 이런 상황에서 '내 마음에 맞는 투쟁을 하라'라는 요구 보면 정말 어이가 하늘로 승천합니다. 노동조합의 현안에 대해 잘 몰라서 글을 쓰기 어려웠는데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현행 민주노총에 대해 반기를 들겠다던 소위 'MZ 사무직 노조'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게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다른 분들이 고찰을 좀 더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학생회를 하면서 느낀게 있습니다. 운동조직을 제도권으로 올리고 인정하면 과격파는 힘을 급속도로 잃고, 기존에 대표자 조직도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는 것을요. 그렇지 않고 쓸데 없이 탄압할땐 강경파의 힘이 세진다는 것도 말입니다. 사실 간단할 수도 있는 이런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여기서도 많이 보여서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덧. 해당 국가의 요청으로 멀쩡히 잘 쓰던 용어도 튀르키에와 키이우로 바뀐 마당이고, 통상적으로 약어도 해당기관의 공식적 명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예를 들면 주식회사의 (주)도 앞에 붙이냐 뒤에 붙이냐에 대해 민감하죠) 한국 사회에서 유독 민주노총은 민노총으로 마구 불러대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섯 편의 글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회가 약자의 폭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내용이었어요.(몇 편인지는 까먹…)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고 어떤 사람들은 인간을 가장 신경쓰고 또 누군가는 돼지, 소모되는 농장의 동물들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하죠. 각자의 이해관계나 신념에 따라 ‘옳아야 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적으로 발언을 해야 간신히 관심을 끌어모으는 집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다는 말이 성립하려면 적어도 비폭력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당한 테이블 정도는 마련해두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맑스만큼 그 학문적 위상과 오해가 동시에 큰 학자도 없을겁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색깔론과 더불에 낙인이 찍혀있죠. 하지만 그 위상은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 거의 모든 인문학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노동자들이 노동자라는 정체성으로 말미암아 초국가적 연대가 가능하리라 믿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엄격했지오. 그럼에도 여전히 그가 주장한 노동자 계급 정체성의 가치는 유효합니다.
사실 노조의 이기주의적 경향성을 imf로 퉁쳐서 설명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지면과 제 지식의 한계상 편의를 위해 그렇게 되었네요. imf외에도 정당운동, 정파운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노동조합의 분열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전에 쓰신 글의 댓글에서 제가 한 질문의 답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마르크스주의까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 마르크스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에는 공감할 내용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IMF이후 각자 도생이 되어버린 노동자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집단 이기주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해, 노사가 합리적인 결론을 함께 도출해내면 좋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홈은님// 꿈보다 해몽이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정당하고 평화로운 테이블이 실제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우리가 그리로 가고있다고는 믿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