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보
웅보 · 비자발적 전업주부
2022/12/04
마지막 글입니다. 이 지루했던 시리즈를 읽어주신 많은 분들, 글의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함께해주신 많은 글쓴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애초의 목적은 최소한 노조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앞서 사실관계와 이해를 명확히 하고자 함이었는데, 제 부족한 지식과 필력으로 그 부분이 잘 이루어졌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그래도 쓰던 건 마무리를 해야겠지요.
   
5. 그럼에도 노조는 자주 비합리적이다.
   
   
지금까지 노조 자체와 노조의 행위들의 당위성을 중심으로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조와 노조의 행위에 대해 명쾌하게 이해되거나 인정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저 또한 그러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다소 자전적이고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해보려 합니다. 바로 노동조합의 불합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노조는 이익단체인 만큼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합니다. 또한 노동자 전체의 이익이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이익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안에 따라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각각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할 때 일어납니다. 노동자와 노동자 간,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심지어 조합원과 조합원 간 갈등이 그러합니다.
   
그럴 때마다 노동조합은 상당히 비합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같은 노동자를 상대로 싸우고, 폭력을 행사하고, 한 회사 내에서 조합원, 비조합원 갈라서 차별하고, 같은 산별노조 안에서도 원청/정규직 노조와 하청/비정규직 노조가 싸우고, 심지어 정파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싸우고. 도대체가 온통 싸움 천지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소 지루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역사를 살짝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 노동자 운동의 가장 큰 흐름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시작됩니다. 87년 6월 항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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