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꾸라지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 다시쓰는지록위마의시대 8장

 강준만 교수는 매일 아침마다 주요 신문 및 일간지 등의 기사들을 스크랩하여 정리한다고 한다. 그 모든 스크랩들이 책을 쓰기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자신조차도 몇 권의 책을 썼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책을 쓰는 '책공장' 강준만의 저력이 신문기사 스크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한동안 그를 따라 매일 새벽에 기사들을 스크랩해두는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결과만 말하자면 쌓여가는 문헌들의 양이 너무 많아 특정 주제와 관련된 문헌들을 적절하게 인용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러 포기하였다. 다시 찾아보니 강준만은 스캔본을 활용하여 필요할 때마다 특정 주제에 관한 기사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놨다고 한다. 적절한 정보를 선별하는 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외려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는 걸 그때 경험했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특정한 의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구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오히려 정보가 많다는 특징으로 인해 무엇이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선별하는 게 쉽지 않다. '가짜뉴스' 등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는 건 정보의 신뢰성을 걸러낼 기제가 없는 상태에서 특정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야기할 사회적 문제 때문일테다. 정확하지 못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건 비단 상품구매의 과정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덕(virtue)'을 갖춘 이를 선출하는 선거과정에서도 오염된 정보의 유통은 유권자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는 한다.

다행히 근대 자본제 사회에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기제가 존재한다. <지록위마의 시대 2>의 제8장에서는 이에 대해 하이에크의 이론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인간이 정보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사회적 신뢰가 존재해야 하고, 그러한 사회적 신뢰에 기초하여 정보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유통"되는 시장경제가 존재해야 비로소 효율적인 자원분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때 유통되는 정보값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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