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꾸라지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 다시쓰는지록위마의시대 8장
2024/05/24
강준만 교수는 매일 아침마다 주요 신문 및 일간지 등의 기사들을 스크랩하여 정리한다고 한다. 그 모든 스크랩들이 책을 쓰기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자신조차도 몇 권의 책을 썼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책을 쓰는 '책공장' 강준만의 저력이 신문기사 스크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한동안 그를 따라 매일 새벽에 기사들을 스크랩해두는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결과만 말하자면 쌓여가는 문헌들의 양이 너무 많아 특정 주제와 관련된 문헌들을 적절하게 인용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러 포기하였다. 다시 찾아보니 강준만은 스캔본을 활용하여 필요할 때마다 특정 주제에 관한 기사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해놨다고 한다. 적절한 정보를 선별하는 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외려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는 걸 그때 경험했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특정한 의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구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오히려 정보가 많다는 특징으로 인해 무엇이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선별하는 게 쉽지 않다. '가짜뉴스' 등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는 건 정보의 신뢰성을 걸러낼 기제가 없는 상태에서 특정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야기할 사회적 문제 때문일테다. 정확하지 못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건 비단 상품구매의 과정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덕(virtue)'을 갖춘 이를 선출하는 선거과정에서도 오염된 정보의 유통은 유권자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는 한다.
다행히 근대 자본제 사회에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기제가 존재한다. <지록위마의 시대 2>의 제8장에서는 이에 대해 하이에크의 이론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특정한 의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자료를 구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오히려 정보가 많다는 특징으로 인해 무엇이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선별하는 게 쉽지 않다. '가짜뉴스' 등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는 건 정보의 신뢰성을 걸러낼 기제가 없는 상태에서 특정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야기할 사회적 문제 때문일테다. 정확하지 못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는 건 비단 상품구매의 과정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덕(virtue)'을 갖춘 이를 선출하는 선거과정에서도 오염된 정보의 유통은 유권자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는 한다.
다행히 근대 자본제 사회에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기제가 존재한다. <지록위마의 시대 2>의 제8장에서는 이에 대해 하이에크의 이론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인간이 정보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사회적 신뢰가 존재해야 하고, 그러한 사회적 신뢰에 기초하여 정보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유통"되는 시장경제가 존재해야 비로소 효율적인 자원분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때 유통되는 정보값은 "...
@혁명읽는사람 이제야 처음에 말씀하신 8장을 다시 읽고 간단히 댓글 남깁니다. (처음에 8편과 헷깔렸습니다ㅎㅎ)
1. 8장에서 인용하신 5장 내용에 따르면 공동체의 요건을 다섯가지로 정리하셨는데, 불현듯 '종중'이 떠올랐습니다. 종중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가 점점 축소된다는 것 또한 말씀하신 전제주의적인 특질의 한 예시가 될 수 있을까요?
2. 이건 특정 글에 대한 질문은 아닙니다만, 왜 '전제주의'인가요? 예를 들어 (좀 길지만) 공동체의 독자성을 형해화시킨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공동체형해화주의 라고 할 수도 있고, 말씀하신 헤겔의 역사철학강의의 용어를 살려야 한다면 정부 혼자 자유롭다는 점에서 정부전제주의 라고 할 수도 있는데, 즉 용어를 하나 새로 만드실 수도 있는데, 굳이 이미 다른 뜻이 있는 전제주의 라는 용어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종찬 하하하. 제 글이 좀더 잘 읽히기를 바라시는 선생님의 호의는 알겠습니다만 제 글에 대해 "그럼 100% 환수하고 형벌도 몇 년 내리면 되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슨무슨 통계에 따르면 실제 환수율은 90%도 안된다고 하지만.."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생각하겠지요 :) 똑같이 그럼 100%로 올리면 되는거 아닌가? 라고 답할 겁니다. 90%라는 가정에 대해 선생님처럼 반응하는 것도 글에 대한 하나의 독해일 수 있습니다. 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요. 그것도 제 글에 대한 하나의 반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좀더 잘 읽히는 글을 써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혁명읽는사람 몇 년 형기 문장은 제가 볼 때는 '그럼 100% 환수하고 형벌도 몇 년 내리면 되잖아', 라는 독자의 의문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실제 환수율이 90% 도 안된다는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 입장에서는요.
무슨무슨 통계에 따르면 실제 환수율은 90%도 안된다고 하지만 일단 90% 환수한다고 가정해보자, 라는 식이었다면 참 좋은 예시일 것 같습니다.
@이종찬 독점적 단체가 지닌 문제를 예상하였기에 "물론 그러한 낙인찍기가 직역공동체 내부의 폐쇄성의 발로로 나타나지 않기 위해서도 근대국가의 법적 체계에 따른 개인보호가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는 했습니다만, 한국의 경영자들 혹은 단체 운영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조직을 조직답게 기능할 수 있게 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말씀하신 그런 우려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이겠지요.
"1) 하지만 그들에게 '돈'이라는 형태의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 2) 예컨대 그들의 수익금 "전부"가 아니라 일정 부분, 한 90%라고 가정해보자, 을 압수하는 '처벌'을 내린다고 했을 때 어떤 이들은 그 10%에 해당하는 금액만으로도 충분히 이러한 일을 시도할 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돈"이 아니라면 대체 이들에게 어떠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인가? 몇년 상징적으로 형기를 보낸다고 해도 나와서 얻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크다면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감옥에 갈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라는 문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2)가 1)의 설득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이어지는 문단에서 이를 좀더 풀어 "더 근본적으로는 '돈'이라는 형태로 규범을 정립할 때 그 규범은 언제든지 어겨도 되는, '비용'으로 치환되어버린다."를 추가한 것입니다. 거기까지 추가해서 풀었기에 별다른 문제가 되리라 보지 않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혁명읽는사람 답변 감사드립니다. 길드를 염두에 두고 계신 것이 맞았군요. 말씀주신 8장도 곧 읽어보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위화감이라고 해야할까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어 모든 국민의 공통된 관심대상이 되면서 권력분립 원리도 적용되는 국가권력에 대해서도 제대로 통제가 안되어 권력자가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일삼는데, 직역단체와 같이 일부 사람들만 관심있는 단체에 대해, 특히 어떤 제도적인 견제장치를 생각하기 어려운 독점적인 중간단체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어떻게 제한할지 의문이 듭니다.
90% 부분 관련, 저도 현실적으로 100%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다면 한 가지, 1) '...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 부분까지는 '돈이라는 형태의 형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해석되는데, 그 뒤의 예시인 2) '90% 환수' 부분은 그 문장 자체만 놓고 보면 오히려 1)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가 1)을 강화시키는 논거로 사용되려면, 이를테면 범죄수익금은 통상 80%도 환수되지 못한다, 같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고, 더 중요하게는 그 배경지식을 이 대목에서 써야 한다는 점이 글에서 암시되어야 합니다.
(80%는 그냥 예시입니다)
띄엄띄엄이긴 하지만, 선생님 글을 몇년간 보면서 느꼈던 가장 큰 안타까움이 그런 배경지식 부분입니다. 논문이나 전공서적 글쓰기라면 같은 괜찮겠지만, 여기 얼룩소나 네프콘, 각종 칼럼 등은 일반인 대상이고, 그렇다면 독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공통된 배경지식 내지 독해력은 아마 수능 독해 수준 정도일 듯 한데, 선생님 글은 많은 경우 상당한 '내공'을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직장에서 저는 어떤 전문지식을 쉽게 풀어서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제 글쓰기의 목표는 독자가 쉽게 이해되도록 쓰기가 되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글쓰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어떤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보다 상위의 목표가 됩니다.
매번 글을 쓰실때마다 전부다 풀어쓰실 수는 없다는 점도 이해됩니다.
용어집 같은 것을 만들어서 여길 참고하라고 하는 것도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글의 핵심주제나 요약을 몇 줄 정도 글 말미에 적어주시는 건 어떠신지요? 매우 번거로운 일이 될꺼라 짐작되기는 합니다만, 글이 오독될 가능성을 줄이고 독자가 독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종찬 <지록위마의 시대 2>의 8장에 좀더 자세한 맥락이 나와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유럽적 길드를 어느정도 염두에 둔 것이 맞습니다. 자본주의의 발생이 독점에 기초하고 있다는 논의들의 맥락을 가져와 설명하는 맥락입니다.
90% 부분은 현실적인 문제를 표현했다고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00% 회수할 수 있는데 90%만 회수한다는 게 아니라요, 현실적으로 범죄수익을 100% 모두 다 파악하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범죄자들 자체가 범죄수익을 100% 다 검경이 파악할 수 있게 냅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서울과 부산 지검 산하에 범죄수익환수부를 설치하고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이걸 전부다 하게 되려면 결국 국가폭력기구의 양적인 팽창이 일어나야 합니다.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배분되어 있어야 더 완벽하게 환수를 할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전체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요.
지금 민주당이 계속해서 제기하는 검찰개혁의 난점도 그런 것입니다. 민주당이 지적하는대로 조국을 수사하는 것처럼 똑같이 다 해라, 이렇게 하면 사실 검찰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겁니다. 들어오는 모든 고소고발을 다 그런 식으로 조사할 수도 없겠지요. 결국 어느정도 선별하는 작용이 일어나는데 그 '선별'의 "자의성"을 문제삼으면서 검찰개혁 등의 사태가 터졌다고 저는 봅니다. 여기서 모든 사안들을 동일한 강도로 수사하라고 주문하는 건 국가폭력기구의 팽창만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그런 맥락에서 90%라 표현한 것입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의 표현인 것이지요.
법이 아무리 꼼꼼하게 이뤄져도 기본적인 법원칙은 추상성과 일반성에 기초해 있습니다. 다시 쓰는 지록위마의 시대 1장 https://alook.so/posts/YytDKvv 에서 말한 것처럼 규범으로부터 실제로 도약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간단체의 규범이 법의 성긴 부분을 메워줘야 하지 않나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법의 개정을 통한 부분도 해소할 수 있겠고 규범의 창출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법의 개정과 규범적 처벌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저도 더 깊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평소 다른 글에서 국가와 개인의 중간으로서 사회의 역할을 강조해 오셨는데, 오늘 그 사회의 예시로 직역단체(글에서는 변협)를 독점적인 중간단체라는 용어로 제시하신듯 합니다. 그런데 독점적인 중간단체라는 말에서 언뜻 유럽의 길드가 떠오르는데, 아마 반쯤은 의도하신 듯도 합니다. 어떤 맥락에서 그런 용어를 쓰시게 되었는지 궁긍합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얘기지만, 글에서 인용하신 n번방 예시에서, 무엇을 의도하신지는 알겠는데 90% 부분은 납득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100%를 환수하는 것이 적정한 형벌로 볼 수 있는 최소한인 것 아닌가요? 즉, 이 예시는 '법이 촘촘하면' 해결되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법이 촘촘'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는 이해되고, 촘촘해지지 않는 이유인 정치의 실패 또한 역시 이해되는데, 그렇다면 촘촘해지도록 정치의 실패를 극복하여 법을 개정하여 적정한 형벌을 내리고 나서 사회(독점적인 중간단체) 차원의 벌을 내리는 것이 순서가 맞지 않을까 합니다.
@혁명읽는사람 몇 년 형기 문장은 제가 볼 때는 '그럼 100% 환수하고 형벌도 몇 년 내리면 되잖아', 라는 독자의 의문을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실제 환수율이 90% 도 안된다는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 입장에서는요.
무슨무슨 통계에 따르면 실제 환수율은 90%도 안된다고 하지만 일단 90% 환수한다고 가정해보자, 라는 식이었다면 참 좋은 예시일 것 같습니다.
@혁명읽는사람 답변 감사드립니다. 길드를 염두에 두고 계신 것이 맞았군요. 말씀주신 8장도 곧 읽어보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위화감이라고 해야할까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어 모든 국민의 공통된 관심대상이 되면서 권력분립 원리도 적용되는 국가권력에 대해서도 제대로 통제가 안되어 권력자가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일삼는데, 직역단체와 같이 일부 사람들만 관심있는 단체에 대해, 특히 어떤 제도적인 견제장치를 생각하기 어려운 독점적인 중간단체의 자의적인 권한행사를 어떻게 제한할지 의문이 듭니다.
90% 부분 관련, 저도 현실적으로 100%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다면 한 가지, 1) '...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 부분까지는 '돈이라는 형태의 형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해석되는데, 그 뒤의 예시인 2) '90% 환수' 부분은 그 문장 자체만 놓고 보면 오히려 1)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가 1)을 강화시키는 논거로 사용되려면, 이를테면 범죄수익금은 통상 80%도 환수되지 못한다, 같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하고, 더 중요하게는 그 배경지식을 이 대목에서 써야 한다는 점이 글에서 암시되어야 합니다.
(80%는 그냥 예시입니다)
띄엄띄엄이긴 하지만, 선생님 글을 몇년간 보면서 느꼈던 가장 큰 안타까움이 그런 배경지식 부분입니다. 논문이나 전공서적 글쓰기라면 같은 괜찮겠지만, 여기 얼룩소나 네프콘, 각종 칼럼 등은 일반인 대상이고, 그렇다면 독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공통된 배경지식 내지 독해력은 아마 수능 독해 수준 정도일 듯 한데, 선생님 글은 많은 경우 상당한 '내공'을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직장에서 저는 어떤 전문지식을 쉽게 풀어서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제 글쓰기의 목표는 독자가 쉽게 이해되도록 쓰기가 되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글쓰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어떤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보다 상위의 목표가 됩니다.
매번 글을 쓰실때마다 전부다 풀어쓰실 수는 없다는 점도 이해됩니다.
용어집 같은 것을 만들어서 여길 참고하라고 하는 것도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글의 핵심주제나 요약을 몇 줄 정도 글 말미에 적어주시는 건 어떠신지요? 매우 번거로운 일이 될꺼라 짐작되기는 합니다만, 글이 오독될 가능성을 줄이고 독자가 독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평소 다른 글에서 국가와 개인의 중간으로서 사회의 역할을 강조해 오셨는데, 오늘 그 사회의 예시로 직역단체(글에서는 변협)를 독점적인 중간단체라는 용어로 제시하신듯 합니다. 그런데 독점적인 중간단체라는 말에서 언뜻 유럽의 길드가 떠오르는데, 아마 반쯤은 의도하신 듯도 합니다. 어떤 맥락에서 그런 용어를 쓰시게 되었는지 궁긍합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얘기지만, 글에서 인용하신 n번방 예시에서, 무엇을 의도하신지는 알겠는데 90% 부분은 납득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100%를 환수하는 것이 적정한 형벌로 볼 수 있는 최소한인 것 아닌가요? 즉, 이 예시는 '법이 촘촘하면' 해결되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법이 촘촘'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는 이해되고, 촘촘해지지 않는 이유인 정치의 실패 또한 역시 이해되는데, 그렇다면 촘촘해지도록 정치의 실패를 극복하여 법을 개정하여 적정한 형벌을 내리고 나서 사회(독점적인 중간단체) 차원의 벌을 내리는 것이 순서가 맞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