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 그것이 문제로다

이호준
이호준 · 공감 소통하고 싶습니다
2023/06/01
결정장애는 병이 아니다. 다만 복잡한 원인으로 인해 발현한 뒤 오랜 기간 강화된 조금 지독한 습관일 뿐이다. 그래도 본능에 가까워진 습관을 떨쳐내려면 환골탈태에 버금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따라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순간 부담감·두려움·압박감·귀찮음 등으로 또다시 결정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니, 자신에게 맞는 2~3가지만 골라 천천히 실천하기를 당부한다.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게 첫 단추다. 내게 결정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쿨하게 인정하자. 작은 결정에도 덜덜 떨기만 하는 나는, 신중한 사람도 완벽한 사람도 아니다. 그저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일 뿐이다. 변명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땐 그간의 결정장애가 가져온 쓰라린 폐해를 떠올려보자.

좋아하는 사람에게 번번이 고백 한번 못해보고 여태껏 싱글인 내가, 저녁에 혼자 무얼 먹을까 매번 고민만 하다 밤 10시에 라면을 끓여먹고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싱글의 내가 그 결과물이다. 이제 과감한 결정자로 거듭나기로 마음먹었다고 해도 제대로 변화하려면 약간의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죽음에 대한 성찰이 효과적이다. 유언장을 미리 써보거나 장례식을 스스로 기획해보는 것이 방법이다.
이도 저도 결정을 못하겠으면 조지 버나드 쇼의 유명한 묘비명을 떠올려보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난 뭘 해도 안 돼!” “나에겐 제대로 결정할 능력이 없어.” 결정장애를 겪는 이들의 레퍼토리다. 체념·무기력함·포기·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존감이 갉아먹히면 급기야 검은 양말을 신을지 하얀 양말을 신을지도 고민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자기 비난에 익숙한 이들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할 때까지 어색하더라도 스스로에게 격려와 지지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건네는 게 중요하다. 습관적으로 내뱉던 자기 비난의 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평소 듣고 싶던 ‘자뻑’의 멘트를 되뇌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이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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