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취선이 없는 계절.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10/03



이른 아침이겠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휴일이면 더 이상 잠들 수 없는 저주에 걸려있어요. 아마도 오래된 저주라는 걸 알고 있긴 하지만 때론 그 저주가 날 위한 거란 것도 어렴풋이 알게 된 이후론 그다지 저항 없이 일어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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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해보는 거죠. 언젠가 몸살감기로 눈을 뜨고 있는 것조차 일처럼 느껴졌을 때, 그래, 아프지 않고 이렇게 동네를 싸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날 위한 거겠구나 하구요. 물론 출근해야 하는 날이면 조금 더 잠드는 일도 날 위한 일인 것처럼 말이죠.
   
꽃이 부릅니다. 풀이 부릅니다. 꽃의 목소리엔 색이 있고 풀의 목소리엔 냄새가 있습니다. 식물 대부분은 작은 목소리를 지녔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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