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場所> 와 < 공간 : 空間 > 은 동의어처럼 보이지만 형질이 서로 다른 낱말에 가깝다. 공간이 비움이라면 장소는 채움이다. 여기서 채운다는 행위는 기억, 추억, 경험, 시간 따위'다. 그렇기에 장소는 공간보다 사적이며 은밀하다. 그런 점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다룬 소설이다. 한때를 기억한다는 것은 곧 장소를 추모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場所(장소)에서 場은 때(시기)를 뜻하는 한자이다.
장소는 시간성이 지배하는 곳이다(공간은 말 그대로 공간성을 대표하는 곳이다). 영화 << 노매드 랜드 >> 는 장소와 공간에 대한 철학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