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그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알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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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7
출처: 언스플래쉬

올해 초, 컬러테라피 세션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창 매일 글쓰고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며 뿜뿜하던 때였는데, 색을 몇개 골라 현재 상태를 진단해주시더니 테라피스트께선 ‘쉼이 필요하신 시기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쉬이 공감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잘 하고 있는데, 그렇게 피로하지 않은데, 쉼이 필요할까?’ 그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조금씩 지나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몸의 긴장도가 매우 높은 상태로 지내왔다는 사실을요. 뇌가 디지털화된다고나 할까요. 알람에 도파민 체제가 중독되는 거죠. 기계의 진동과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에, 내 진동을 높일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여행이라기보다는 거의 안거에 가깝게, 책읽고 명상하는 시간을 보냈죠. 그 와중에 현대인의 여행이라는 스크립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습니다. 현대인은 감각 경험에 중독되어 있고, 일이라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벗어나기 위해 여가 시간에는 지나치게 많은 감각을 욱여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죠. 트렌디한 넷플릭스 캐치업해줘야 할 것 같고, 영화도 좀 봐줘야 하고, 힙하다는 곳도 가보고, 그 와중에 페이스북 인스타 매일 해야하고, 각종 카톡방에 친구들과 연락하고.

여행은 어떤가요? 쉼이라고 하지만 디지털 중독을 벗어나기 힘든데다가, 여행지 본연의 바이브를 느끼기보다는 ‘만들어진 여행 경험’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 다낭에 갔을 때, 해외 여행자들의 여행습관이 여행지를 구성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현지의 문화, 전통, 음식보다는 여행자들이 이미 정해놓은, ‘휴양 여행은 이런거지!’라는 레파토리를 충족하기 위해 장소가 만들어지는 느낌이었죠.

현대인에게 필요한 여행은 감각 경험이 아니라 무감각 경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생활에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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