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09/15
머릿속에는 늘 허구가 있다. 겉으로 표현하는 내 행동과 말, 속마음이 제각각이듯이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막연한 어느 공간에서는 과거도 그려지고 미래도 그려진다. 그 복잡한 세계는 전부 허구다.

내가 바라는 삶과 내 가족이 이렇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들을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기는 좀처럼 어렵고 겨우 쫓아가는 정도이다. 그만큼 인간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공을 들여 살아가지만 현실과 딱 맞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 경험들은 나의 가치관이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크게 작용한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가치관이 옳았고 당연히 그리 살아야 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그저 내 고집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마치 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살아야만 가치가 있다고 고지식하게 살아온 게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인간관계라는 것도 내가 이렇게 해야만 유지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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