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김진균(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노란봉투법
김진균(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2014년 <시사IN> 신년호에 한 독자가 보내온 4만7천원에 대한 사연이 실렸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게 47억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한 독자가 10만명의 시민이 보태면 그 돈 갚아줄 수 있지 않겠냐며 보내온 것이었다. 노동자에게 전달된 해고통지서도 노란 봉투에 담겨 있었지만 한달치 희망을 담던 예전 월급봉투도 노란색이었으니, 노란색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전환하는 상징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노란 봉투를 사용했다고 한다. 수만명의 시민이 동참한 노란봉투의 기적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사람 살리는 법
물론 시민들의 십시일반은 큰 응원이 되었으리라 믿지만, 안타깝게도 그 힘으로도 버틸 수 없는 무간도의 중력이 해고노동자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파업에 대한 과잉 폭력 진압을 겪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 일상을 유지할 수도 없었을 노동자들이, 국가와 회사와 보험사들로부터 제기된 손해배상 가압류에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렸던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업도 어려웠지만, 아르바이트를 해도 손해배상 가압류 집행액을 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없다. 생계가 불가능했다. 이 고통 속에 해고노동자가 삶을 버리고, 그 고통과 원망을 함께하던 배우자가 아파트 베란다 밖 허공으로 걸어나가기도 했다. 알려진 사람만 3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