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3
김수영 시를 오랜만에 접하네요
아마도 나는 그 시 아래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삶은 계란의 껍질이
벗겨지듯
묵은 사랑이
벗겨질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먼지 앉은 석경(石鏡) 너머로
너의 그림자가
움직이듯
묵은 사랑이
움직일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새벽에 준 조로의 물이
대낮이 지나도록 마르지 않고
젖어 있듯이
묵은 사랑이
뉘우치는 마음의 한복판에
젖어 있을 때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김수영, ‘파밭 가에서’(1959)
고마워요
시 한편보내드립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와 이 시도 정말 좋네요.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묵은 사랑과 붉은 파밭과 푸른 새싹까지. 두고두고 곱씹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와 이 시도 정말 좋네요. 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묵은 사랑과 붉은 파밭과 푸른 새싹까지. 두고두고 곱씹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