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균
유한균 인증된 계정 · 출근시간에 우린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2024/04/02
1. 농구... 좋아하세요?

나는 농구팬이다. 나를 설명하는 중요한 정체성 중에 하나라고까지 느낀다. 특히 한국프로농구를 가장 좋아한다. NBA와 같은 외국 농구 리그도 물론 가리지 않지만, 마음속 첫 자리는 늘 한국프로농구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계절은 사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즌과 비시즌이라는 이름의 계절도 존재한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농구가 시작되기만을 마냥 기다린다. 우리 팀이 이번 시즌에는 다르겠거니 기대하며, 새로운 선수 이적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다 시즌이 개막하면 나의 농구팬으로서 생활도 시작된다. 한국프로농구는 6라운드를 치르게 되어있다. 하나의 라운드란 다른 모든 팀과 경기하는 일정이다. 전국에는 총 10개 팀이 있으니, 자신을 제외하고 총 9팀과 여섯 번씩 맞붙게 된다. 결국 정규리그 동안 한 팀당 1년에 54경기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이 일정들을 잊지 않게 미리 달력에 표시해두곤 한다.
   
정규리그로 시즌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망의 플레이오프가 곧 열리게 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진출하게 된다면, 이제 우승을 위한 도전이 계속 이어진다. 플레이오프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훨씬 더 치열하다. 탈락의 위험을 안고 매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매번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하게 된다.
   
솔직하게 말해, 가끔은 이런 농구팬으로서의 일상이 힘들기도 하였다. 특히 팀이 어려운 사정에 처해있을 무렵에 그랬다. 심지어는 패배 때문에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가끔은 경기 전부터도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매번 시청하게 된다. 왜 하필 이런 팀, 그리고 농구를 좋아해서 이런 고통을 겪는지 한스러웠던 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있을까? 이미 팬이 되어버렸는데. 불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업보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애착을 느끼면 자연스레 삶의 희로애락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팬이 되면 마음의 평안은 순전히 나의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좌우된다.
   
물론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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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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