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낯선 동네에 신혼집을 얻었다. 경기도 고양(高陽)이란 곳이다. 결혼 전에 미리 집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회사 다니면서도 주말을 쪼개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부동산을 쫓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과연 집 구하는 건 과연 쉽지 않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먼저 예약했던 집을 보러 갔다. 그런데 부동산 주인이 그날따라 꽤 호기로웠다.
“찾아본 곳보다 더 좋은 집 나온 거 있어. 보고가.”
그렇게 예상치 못하게 보게 된 집이었다.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딱히 흠잡을 데가 없었다. 집주인네 아이가 자라면서 어쩔 수 없이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가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깔끔했고 조용했다. 수리 등 신경 쓸 게 많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금상첨화로 동네에서 비교적 넓은 주차장이 있었다.
그 집은 곧 우리의 신혼집이 되었다. 혼자 자취할 때는 늘 청소가 뒷전이었다. 지금은 깨끗하게 정돈된 거실이 제법 익숙해졌다. 방 2개에 화장실 하나. 우리 부부는 텔레비전은 안방 침대 앞으로 가져다 두고, 거실을 서재이자 작업실로 꾸몄다. 집을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렇게 살게 된 나의 새로운 신혼 동네, 고양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다. 아직은 낯선 도시다. 연고가 없을뿐더러 결혼하기 전까지 살게 되리라고 상상도 해본 적 없다. 그러기에 먼저 왜 하필 고양을 선택했는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다. 너무 주책맞은 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차라리 거대 담론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 서울은 이제 20대를 빨아드리고 30대를 내뱉는 도시다. 나 역시 10년 전 대학을 진학하면서 성인이 되자마자 서울로 와 독립했다. 내가 속한 세대 많은 이들에게 서울은 이제 단순히 도시 중 하나가 ...
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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