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우로보로스의 원

유건식
유건식 · OTT 연구 & 남한산성 산책
2024/04/24

우로보로스의 원

심상시선 125 한윤희 저자(글) 심상사 · 2024년 03월 31일

읽은 날: 2024.4.22

소수의 동문 모임에 나갔는데 한윤희 시인님께 받았다.
첫 시집인데, 공감가는 시들이 많다.
고려산 진달래부터 뭉클해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심이 정말 깊은 모습이 오버랩 되고, 사물을 관조하고 추상하여 표현하는 시어가 일품이다. 옆에두고 틈틈이 감상해야겠다.

작은 미소가 문득문득 삐져 나오고, 눈물이 마르지는 않고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내게는 시인의 소망이 이뤄졌다.
"저의 시 하나의 작은 울림으로
누군가 흐르던 눈물이 마를 수 있다면
압가에 작은 미소가 번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2

우로보로스의 원은 그리스어로 자신의 꼬리를 물어서 원형을 만드는 뱀이나 용. 시작이 곧 끝이며 끝이 곧 시작이다. 윤회나 영원성의 상징으로 쓰인다. 110

발췌
세상의 삶이란 결국 아름다운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던 말라르메의 말에 용기를 냅니다. 2

<고려산 진달래>
....
붉은 그 꽃 앞에서 
난 당신들이 그리워 목이 메입니다 9

<동백, 그리움>
...
다시는 아니 올 그녀의
그림자를 이 꽉 물듯 붙들고 있다 10

<싱아의 추억>
... 
응달 계속이나 돌 밑 사이로 난
싱아가 더 연하고 맛있다 동네선
그걸 음싱아 라고 불렀다 
... 12 

<봄의 방정식>

봄은
겨울 가는 걸 찬찬히 들여다보는 거다

햇볕 좋은 알미골 이교수집 뒷마당
장작더미 아래 끼었던 잔설이 녹고

갈대 엉킨 탄천 물가에 고드름
달던 쇠막대기 흰 물빛 똑똑 떨굴 때

대모산 중턱 굴참나무 우듬지에
얹혔던 겨울은 떠날 채비를 한다

쉬이 떠나던 아쉬울까 이따금
눈발 다시 몰고 와 달래고 간다

남산골 카페 창가에 연두 어릴 땐
벌써 겨울이 떠난 거다 15

<꽃 축제가 늦은 이유>
...
엉터리로 짠 일정표를 들고
귀하게 온 꽃을 나무라네요 
... 16

<그늘>
...
그늘은 어둠의 조작이 아니라
빛이 낳은 또 다른 빛이었다 19

<민들레>

생각 없이 사는 청춘들아
민들레를 보아라

옹기종기 길가 민들레

흔하디흔한들 아무렇게나 산다 말하지 마라

민들레는 다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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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과 The Good Doctor(굿닥터 미국) 프로듀서, KBS America 사장,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드라마 산업과 넷플릭스 등의 OTT에 대해 글과 책 저술, <남한산성을 걷다>와 <여수 마음껏 걷고 싶다>를 출간, 최근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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