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퀸메이커> : 여성 정치 서사에 대한 분석

2023/06/28
여성이 주인공인 정치 드라마다. 제목과 예고편에 홀려 이틀만에 모두 감상했다. 다섯 개의 단락으로 이 작품을 찬양하고, 하나의 단락으로 비판해보겠다.


1. 여성의 스토리 점유율
여성이 거의 모든 주역을 차지한 작품이다. 퀸이 되는 사람도(오경숙), 만드는 사람도(황도희), 그걸 막는 최종 빌런도(손영심) 여성이다. 대부분의 남성은 조연일 뿐이다. 특히 선거 대결 구도에서 상대자(백재민)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빌런의 수하로 위치한다. 백재민을 킹으로 만들 킹메이커(칼윤) 또한 여성 빌런의 아랫사람일 뿐이다. 오경숙의 경우 옆에 신체적으로 우수하고 무력을 쓰는 젊은 남성(윤동주)이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오경숙은 그 무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 드라마 속에서 재계를 구성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최종 빌런 손영심 슬하에는 두 딸이 있으며, 경영권 승계를 위해 서로를 견제한다. 경영권 승계에는 관심이 덜한 남자 형제가 있다면 그들의 야망이 더 돋보였겠으나, 이 집안엔 우리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주는 사위(백재민)가 있다. 은성그룹 오너 일가의 유일한 남성이지만, 가장 천대 받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 또, 황도희가 경쟁자 세력을 꺾기 위해 만나는 또 다른 재력가 천 회장도 여성이다. 이 정도면 여성 배우의 화면 점유율이 궁금하다. 분명 이 드라마에서만큼은 남성 배우보다 높을 것이다.


2. 애주가와 애연가로서의 여성
여성이 화면을 차지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첫째, 술을 자주 마신다. 주종은 소주이거나, 양주다. 보통 남성이 자주 점유했던 술들이 아닌가. 황도희는 오경숙과 대화할 때 소주를 마시거나, 누가 봐도 위스키 같은 네모난 힙플라스크 통으로 술을 마신다. 또 그는 사무실 캐비넷에서 ‘레미마틴 XO’처럼 동그랗고 고급스러운 유리병에 담긴 양주를 마신다. 술은 3분의 1 정도만 남아있고, 이미 잔뜩 마신 흔적이 있다. 술을 즐기는 여성이다.

둘째,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들은 모두 담배를 피운다. 황도희, 오경숙, 손영심 모두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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