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9/28
그가 술 한 잔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란 게 생각났다
/정리움

꿈속에서 그는
살이 붙어 넉넉해진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소주 한 병 놓고 마주 앉았다
누구도 잔을 채우지 않았고
아무도 잔을 비우지 않았다
술병의 술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었다
그가 무슨 말인가를 했고
나는 더 많은 말들을 잔 위로 쏟았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그가 술 한 잔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게 생각났다

그해 5월은 거리에서 살았다
한 아이가 백골단의 몽둥이에 맞아 죽었다
죽음의 행렬이 쉬이 끝나지 않았다
밤낮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나아갔다
그것이 전부였다
최루탄과 백골단의 몽둥이를 피해 뛰는 거
가끔 서로의 안위를 먼발치서 눈으로 확인하는 거

더러 그의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보지 않았다
만날 수 없다고 만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가 따뜻한 손을 가진 사람이란 걸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151
팔로워 160
팔로잉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