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에서 재스민으로_영화 <블루 재스민>을 보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 당신에게

카페의 케이트
카페의 케이트 · 책을 읽고 영화를 봅니다.
2023/02/15
영화 <블루 재스민>의 재스민
나는 <블루 재스민>이 우디 앨런의 최고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재스민은 부유한 사업가 '할'과 결혼해 상류층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할은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웠고 재스민은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이 재스민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다른 여자와 재혼할 거라고 하자 재스민은 이성을 잃고 남편을 FBI에 신고한다. 불법적으로 돈을 벌어왔던 남편은 감옥에서 자살했고 무일푼이 된 재스민은 여동생 진저의 집에 얹혀살게 된다.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사상 최대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2009년에 징역150년을 선고 받았던 버나드 메이도프의 이야기다. 72조원의 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는 선고 받을 당시 71세였고, 그는 작년에 84세를 일기로 감옥에서 죽었다. 우디 앨런은 버나드 메이도프의 아내인 루스 메이도프에 주목했다. 루스 메이도프는 남편의 사기 행각을 몰랐으며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이 수감된 후 <블루 재스민>의 재스민처럼 여동생의 집에 머무른 적이 있다고 한다. 사건 이후 루스 메이도프는 단골 미용실과 꽃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는데 뉴욕타임스는 이 사실을 보도하며 그녀의 삶이 망가졌고 그녀가 '천민'처럼 되어버렸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재스민은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자 실성하여 충동적으로 남편을 FBI에 신고한다. 왜 그랬을까? 재스민은 자기 무덤을 팠다. 원래 앞뒤 안 재고 지르는 성격이어서 그랬을까?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기 전에 재스민은 남편이 바람피는 것을 눈치 챘다. 그리고 지인을 만나 그 사실을 확인했다. 재스민에게는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는 말이다. 남편과 이혼해야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시간. 만약 남편이 이혼하자고 하면 이렇게 대응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 

하지만 재스민은 남편의 이혼 요구에 부르르 떨기만 했다. 분노했고 포효했고 냉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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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에 '케이트의 영화 이야기'를 연재했습니다. allculture@maily.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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