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2022/05/06
나는 공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상대방의 감정에 별로 관심이 없고, 궁금해하지 않으며, 오직 나의 내면만 바라보는 사람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더 알차게 하려고 기회를 노린다. 실컷 이야기를 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들고 만족스럽다. 하지만 친구들은 분명 나와는 반대로 느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와 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친구는 자신의 실수, 후회하는 일, 고민 등을 이야기했고 나는 여전히 언제 내 이야기를 할까 타이밍을 노리며 듣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친구가 숨을 고르는 틈을 타서 친구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내가 친구의 말을 정리한 내용을 듣고는 "너 되게 공감을 잘 하네"라고 말을 했다.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호시탐탐 준비하고 있던 내 이야기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