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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이는 도감을 살 때 사진을 엮은 책을 사지만 나는 세밀화로 그려진 그림을 엮은 도감을 산다. 특히, 식물도감과 곤충 도감은 세밀화를 엮은 도감이 사진을 엮은 도감보다 압도적인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한다. 사진이 아닌 세필로 그려진 꽃과 곤충 그림을 보는 재미는 독특하다. 도감 속 세밀화는 사진에서는 볼 수 없는 세세한 세계를 보여준다. 그런데 유독 식물도감 속 목련 그림은 심심하다. 다른 꽃이 극사실주의 그림에 해당된다면 목련은 목탄 크로키 그림처럼 단순하다. 크로키의 핵심은 목탄이라는 재질이 주는 두께감과 머뭇거리지 않고 선을 긋는 속도감에 있는데 목련은 바로 그 크로키와 잘 어울린다. 목련의 속성이 크로키의 속성을 닮은 까닭이다. 그래서 목련은 가는 연필보다는 목탄과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