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8 - 개는 가도 성질은 남는다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8/22
“(...) 뺄셈 문제를 하나 더 낼게. 개한테서 뼈다귀를 빼앗으면 뭐가 남지?”
앨리스는 골똘히 생각했다.
“물론 뼈다귀는 안 남겠죠. 만약 제가 뼈다귀를 빼앗으면 개도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겠네요. 절 물려고 달려들 테니까요. 그럼 저도 남아나지 않겠는데요!”
붉은 여왕이 물었다.
“그럼 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게 답인 것 같아요.”
붉은 여왕이 대꾸했다.
“또 틀렸어. 개의 성질이 남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붉은 여왕이 소리쳤다.
“자, 봐라! 개는 성질을 내겠지?”
앨리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마도 그렇겠죠.”
붉은 여왕은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그럼 개가 가버렸을 땐 그 성질은 그대로 남는 거야!”

-『거울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럴, 최지원 역, 심야책방, 2015....
천세진
천세진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119
팔로워 350
팔로잉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