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8 - 개는 가도 성질은 남는다
2023/08/22
“(...) 뺄셈 문제를 하나 더 낼게. 개한테서 뼈다귀를 빼앗으면 뭐가 남지?”
앨리스는 골똘히 생각했다.
“물론 뼈다귀는 안 남겠죠. 만약 제가 뼈다귀를 빼앗으면 개도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겠네요. 절 물려고 달려들 테니까요. 그럼 저도 남아나지 않겠는데요!”
붉은 여왕이 물었다.
“그럼 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게 답인 것 같아요.”
붉은 여왕이 대꾸했다.
“또 틀렸어. 개의 성질이 남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붉은 여왕이 소리쳤다.
“자, 봐라! 개는 성질을 내겠지?”
앨리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마도 그렇겠죠.”
붉은 여왕은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그럼 개가 가버렸을 땐 그 성질은 그대로 남는 거야!”
-『거울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럴, 최지원 역, 심야책방, 2015....
@소다
정말이지 어떤 살아 움직이는 사물와 마음을 나누는 일은 뒤치닥거리의 기억을 남기겠네요.^^ 개마다 다른 성질이 있을 테니, 그 성질에 대한 감회는 따로 남을 테고요.^^ 여운의 파장도 다 다를 것 같습니다. 저주파나 고주파 같은 것, 단파나 장파, 초단파 같은 것... 여운의 길이에 대해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focola
고맙습니다!!^^ 요즘 제가 시를 쓸 때 많이 생각하는 것이 마음과 생각의 사물화입니다. 사물이 된 마음과 생각이 사람이나 다른 사물-심지어 저는 시간도 사물로 보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을 만지면 보이지 않는 물리적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 흔적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것이어서 특별할 수밖에 없을 테고요.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천세진 개가 가면 성질만 남을까요? 개 떠난 그 자리에는 똥도 남고 오줌도 남고 냄새도 남습니다.ㅋㅋ 10년 넘게 개 치닥거리를 하다보니 ... 착한 개는 성질도 없답니다. 사람도 짐승도 그 여운은 참 오랫동안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않죠.
아하, 맞네요.
물질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기분, 이미지, 기억, 분위기 등등.
천시인께서 탁 찝어, 풀어주시는 이런 이야기들.
언제나 저에게는 홍길동이 젓가락으로 날아가는 파리를 잡는 것 같아요.
아주 어릴 때 보았던, 너무나 신기해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영화 장면.
평화..
@악담
미하엘 엔데, 로알드 달, 루이스 캐럴 등을 떠올리면, 한국 동화작가들도 그런 정도의 작품을 좀 써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편하게 쓰려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지요...
동화를 가장한 철학서가 맞기는 한데, 저는 박수 쳐주고 싶더군요. ^^ 고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엘리스는 동화를 가장한 철학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개는 사라져도 성질은 남죠..
@소다
정말이지 어떤 살아 움직이는 사물와 마음을 나누는 일은 뒤치닥거리의 기억을 남기겠네요.^^ 개마다 다른 성질이 있을 테니, 그 성질에 대한 감회는 따로 남을 테고요.^^ 여운의 파장도 다 다를 것 같습니다. 저주파나 고주파 같은 것, 단파나 장파, 초단파 같은 것... 여운의 길이에 대해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하, 맞네요.
물질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기분, 이미지, 기억, 분위기 등등.
천시인께서 탁 찝어, 풀어주시는 이런 이야기들.
언제나 저에게는 홍길동이 젓가락으로 날아가는 파리를 잡는 것 같아요.
아주 어릴 때 보았던, 너무나 신기해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영화 장면.
평화..
@악담
미하엘 엔데, 로알드 달, 루이스 캐럴 등을 떠올리면, 한국 동화작가들도 그런 정도의 작품을 좀 써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편하게 쓰려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크지요...
동화를 가장한 철학서가 맞기는 한데, 저는 박수 쳐주고 싶더군요. ^^ 고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엘리스는 동화를 가장한 철학서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개는 사라져도 성질은 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