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가요?

벨라루나
벨라루나 · 작가
2023/01/11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휴식이라는 핑계를 스스로 만들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그런 시간이었다.
아이를 재우고 나서 잠시 훑어보는 그런 잠깐의 시간이 내겐 작은 즐거움이다.


여러 가지 흥밋거리들을 손가락으로 넘겨가며 다음.. 다음... 다음을 찾았다.
그러다 눈에 띈 ' 노숙자 '라는 단어에 흥미를 느꼈고 영상을 클릭해서 봤다.
거기엔 젊은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부드러운 말투와 예의가 몸에 베인 사람이었다.
유튜버는 그에게 다가가 자신의 딸을 잃어버렸다고 얘기한다.
딸의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며 음식 사 먹을 돈을 조금 줄 테니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는 고민 없이 하겠다고 했고 실험은 시작되었다.
모두가 알고 모두가 지켜보지만 그만 모르는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유튜버는 아침부터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그를 찍었고 결과는 이랬다.


그는 아침부터 그 자리에 나무처럼 앉아서 미동도 없이 딸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딸의 사진을 볼 수 있게 사진을 높이 들고....
춥고 외롭고 배고픈 그 와중에도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하루 종일 굶은 것이다.
그는 구걸하지 않으면 굶어야 했던 노숙자인데 딸을 찾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그의 하루를 바쳤다.


유튜버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수많은 실험에서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그처럼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노숙자는 만나본 적이 없었다.
유튜버는 그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고 수차례 그를 안아보며 감격해했다.
그리고 그에게 숙박비와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을 주며 자신의 유튜브에 올려도 될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는데...
가족이 그의 노숙을 전혀 모른다고 한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홀로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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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주부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열정 맘입니다. 나답게 살기를 실천 중입니다. cori57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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