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배드엔딩 버전 -

김싸부
김싸부 · 한줄로 소개 못함
2022/09/29

창호가 돌아간 후 인구는 야구공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 야구공이 진짜라고? 그럼 그때 그 마약왕국을 보여주면서 나한테 했던 말이 진심이었다는 거네. 야구공을 이리저리 만지며 더 생각에 잠긴다. 수리남에 갔던 것은 왜 때문이었지. 결국 우리 가족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돈이 필요하니까 갔던 건데. 워낙 영화 같았던 시간들이라 감추어져 있던 욕망에게양식을 줄 시간이 없었는데, 야구공에 담긴 전목사의 진심과 그날의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잠겨 죽어도 좋으니 밀려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고 싶어 지지가 않는다. 인구는 아무래도 전목사를 만나러 가야겠다 생각한다. 순간 응수의 얼굴이스친다. 친구야 그래도 나 할만큼 했잖아 그 국정원 새끼들이 솔직히 나 믿어주긴 했어? 뒤질뻔 했는데 약속은 결국 지키지도 않고 라고 중얼 거리며 응수의 잔상을 애써 지우며 차에 시동을 건다.

자신을 면회 온 인구를 보며 전목사는 말한다. 

ㅡ 어이 김프로 밥은 잡쉈어? 

ㅡ 어, 오늘 점심에 라면에 파 송송 계란 두개 탁 넣어서 끓여먹고 찬 밥까지 거하게 말아먹었지. 

ㅡ 할렐루야네. 내 야구공은 잘 가지고 왔고? 

인구는 야구공을 꺼내서 전목사를 보여준다. 

ㅡ 이거 진짜라면서? 나한테 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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