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격 - 빨래부터 잘 하자

토마토튀김
2024/05/05
나: 
저도 페기 구, 피식쇼 나온 것 봤었는데, 진짜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부모님, 멋지시네요. 영어라도 배우라고 따님 영국에 보내는 기개!!! ^^

페친:
자기가 반항아였다네요.ㅎ 오빠가 멘사 수준 영재고, 부모님 기타 치는 집. 집안분위기 느껴지죠. 부모의 역할은 뭘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식에게 기회를 주는 게 최선 같아요. 여행, 경험, 신뢰.. 기다려주기.

나:
백퍼 천퍼 동의해요!!! 멍석 깔아주기. 이것이 부모의 역할인 듯합니다.

페친:
멍석도 잘못 깔면 안 됩니다. 어느 방향으로 깔지도 중요하니까. 그냥 멍석 살 돈과 시간을 주고 기다리기. (멍석을 안 살 수도.ㅜ) 멍석 살 돈 없는 경우, 밥 먹여주고 잔소리 안 하고 내가 잘 살면서 기다려주기.


오늘 한 페친의 페기 구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나눈 대화다. BTS의 RM이 일산 출신인 것 알고 '와, 되게 친근하네.' 하고 생각한 이래 또 한 번의 친근한 동네, 동인천 출신인 이제는 세계적인 DJ가 된 페기 구. 딱 보기만 해도 펼쳐지는 아우라가 아무래도 외쿡에서 나고 자란 언니 아닐까 생각했었다. 

부모님이 딸 영국으로 보낸 것도 그들 나름대로 능력이 되니까 그런 것이겠지만, 딸의 기질을 잘 알고 한국에서는 이거 답 안 나오겠다는 마음을 부모가 먹어버린 것도 멋진 일이다. 이렇게 근사한 어른이 되어버린 페기 구를 보면서 물론 나를 돌아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일까. 

올해 고3인 딸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예전에 내가 작업실로 쓰던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렇다, 혼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주변에서도 어린 딸을 어떻게 혼자 살게 놔두냐고 하는데, 나도 그게 기가 막혔지만, 그리고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벌써 햇수로 3년째 그렇게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세탁기'. 아니, 더욱 정확하게는 딸과 나 사이의 문제들이 '세탁기'를 통해 불거져 터진다. 지금 사는 원룸은 바깥 중랑천 경치고 좋고 다 좋은데, 딱 하나 개별 세탁기가 없다. 복도에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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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에세이집 <시나리오 쓰고 있네>,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를 발간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를 씁니다. 몰두하고 있습니다.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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