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50회 생일을 축하합니다

이상희
이상희 · 인류의 진화
2024/07/04
2024년 4월 5일 자 사이언스지의 표지모델은 올해 50세가 된 루시다. (물론 루시는 330만 년 전 고인류 화석이다.) 발견 50주년 기념으로 고인류 복원의 대가인 존 거치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여태껏 보아온 루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발견된 뼈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작은 몸집, 작은 머리, 털로 덮인 몸은 직립보행을 했다는 점 이외에는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학계의 입장을 대변한다.
루시 발견 50주년 기념 사이언스지 표지 https://www.science.org/toc/science/384/6691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확실히 다르다! 새로운 루시는 뚜렷한 눈빛으로 멀리 눈길을 주고 있다. 굳게 다문 입은 삶이라는 모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아주 살짝 올라간 입꼬리는 모험에 대한 호기심과 흥분을 읽을 수 있다. 이 모든 해석은 단지 나의 극히 주관적인 느낌일까? 루시의 인상은 뼈로, 화석으로 남아있지 않는 부분에서 온다.

그동안 교과서, 대중매체, 박물관 전시 등에서 대중과 만나온 루시는 한없이 연약한 모습이었다. 입은 반쯤 벌어진 채로, 곁눈의 눈동자는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는 인상을 주었다. 330만 년 전의 작은 몸집과 작은 두뇌의 연약한 고인류로서 어쩔 수 없이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루시와 함께 등장하는 남자/수컷 아파렌시스는 다른 인상을 풍기곤 했다. 미국의 자연사박물관의 전시에서 보여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커플의 모습은 큰 몸집의 남자 아파렌시스가 작은 몸집의 여자 아파렌시스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는 자세부터 강렬하게 대중의 인상에 남았으며 그만큼 강한 비판도 받았다. 불안해하는 여자 아파렌시스의 어깨를 감싸고 묵묵하게 앞을 응시하는 믿음직한 남자 아파렌시스 남자가 이루는 대조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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