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나약한 인간, 요조 : 그래서 바로 우리의 모습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내 외롭고, 우울하고, 모든 것이 두려웠던 한 사내가 있다. 무엇이 그렇게 미치도록 불안했을까.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는 길지 않은 생애 내내 스스로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의 집은 지방의 유지로 꽤 부유했으며, 그 자신은 공부도 잘하고, 익살꾸러기라 겉으로 봤을 때는 마냥 밝아보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아이였다. 하지만 속으로 썩어들어가는 그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요조의 이야기는 다자이 오사무 자신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39년의 짧은 생애동안 다자이 오사무는 5번의 자살시도를 했고, 마지막 5번째 시도에서 비로소 자살에 성공해 원하던 죽음을 맞이했다.
책 속 요조의 삶은 전체적으로는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스스로를 놔버린 건지 궁금할 만큼 우울함의 연속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묘하게 공감되는 부분도 있긴 하다. 뭐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특히 책의 초반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 느껴본 감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저에게는 '인간이 목숨을 부지한다.' 라는 말의 의미가 지금껏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 거의 발광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정말이지 자주 참 행운아다, 라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언제나 지옥 한가운데서 사는 느낌이었고, 오히려 저더러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 쪽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안락해 보였습니다. 」
< 인간실격 p.16>
어릴 때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