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기억이 살아있습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11/16
모란의 숨결이 간지럽습니다 촉촉한 코가 나를 맡느라 가만 가만 내 주변을 서성입니다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하고 정신이 들며 감은 눈으로 녹아내린 몸을 흩어진 나를 모으고 나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친 생각으로 자주 잠이 깨기 전 흩어지거나 녹아내린 나를 눈뜨기 전 나와 세상에 나가기 전의 경계 속에 나를 만들어 놓습니다

눈을 뜨자 모란이 내 손 아래 자기 머리를 기울여 만져 달라고 합니다 제법 애교도 늘고 집사도 행복하고 고양이의 삶으로도 행복한 방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어루만져 주면 골골송을 선물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디선가 들은 .....어떤 고양이는 죽을 때 골골송을 한다고 합니다 집사와의 좋은 기억들을 하며 죽어간다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모란을 쓰다듬는 손길이 좀 더 애틋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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