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의 삶] 정말 해석이 답인가?
2024/11/21
영화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평론이란 게 뭐예요?" "다른 글이랑 평론은 뭐가 달라요?"
일반적으로 어렵고 잘 쓴 글은 평론, 재밌고 말랑말랑한 글은 리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사실과 좀 다르다.
'평론'이란 작품에 대해 평가하며 논하는 행위다. 즉, 평가가 핵심이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고 감상을 쓴 글은, 잘 썼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리뷰에 속한다. 하지만 아무리 짧고 가벼워도, 자신만의 평가(잘 만들었다, 못 만들었다 등)가 들어간다면 평론이다.
평가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이 시리즈의 최고 에피소드는 2편이다", "이 영화가 저주받은 걸작인 이유!" 등 SNS에서 흔히 보이는 글도 평론에 속한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영화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평론과 비슷하지만 다른 것 중에 '해석'이 있다. 해석은 작품 속 요소를 풀어 설명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영화의 경우, 이것이 좀 독특한 문화로 발전했다. 어려운 예술 영화를 대상으로, 영화 안의 소품, 대사, 캐릭터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해 주는 글이 늘었다. 예를 들어 <곡성>에서 나쁜 신은 누구고, 착한 신은 누구이며, 길가에 토한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는 것 말이다.
관객이 자유롭게 해석에 참여하는 것을 보는 일은 즐겁다. 그런데 평론가가 하는 일이 곧 해석이...
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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