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무대에서 여성 창자 진채선을 최초로 등장시킨 신재효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5/03
신재효와 우리나라 판소리 최초의 여성 창자 진채선

판소리 무대에서 여성 창자 진채선을 최초로 등장시킨 신재효
 
판소리 발전에 신재효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19세기 후반에 공식적으로 최초의 전문 여성 창자를 등장시킨 것이다.  이전에도 여성들이 판소리를 했지만 기생으로서 남성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목적에 불과했으며  남성들만 전문 창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신재효의 노력으로 여성 전문 창자가 등장하자 여성들은 더 이상 기생이 아닌 온전한 창자로서 활동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 이들의 사회적 위상은 불안했고 어려움도 많았기 때문에  신재효는 제자들이 전문 창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원래 기생 신분이었던 여성 창자들이 그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 창자를 훈련시키고 등장시키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흥미로운 질문은 신재효가 왜 남성 창자를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조선 말기에 남성 창자들은 자유 행위자로 일을 했다.  양반 가정의 자식들이 과거에 급제하면 불려가서 공연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19세기 남성 창자들은 인기가 많다면 더 높은 보수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게다가 당시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작은 연회가 생기면 남성 창자를 바로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  남성 창자는 이렇게 독립성을 가지고 활동했기 때문에 공연 기회를 마련하는 것을 스스로 했다.  즉, 중재자의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로 신재효는 남성 창자보다 여성 창자들에 더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  전문 창자가 되기 전에 그들은 애초에 관기였기 때문에 남성 창자들처럼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신재효는 공연으로 인해 창자가 필요할 때마다 여성 창자를 쉽게 부를 수 있었다.  남성 창자에 비해서는 독립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공연을 주도하고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여성 창자가 더 관리하기 용이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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