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업좌득] 2. 좌파가 외면한 안보 불안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위기를 앞두고 혼자되지 않는 나라
2024/04/03
2019년, 참여연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을 비판했다. 이유는 국방비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매년 발표하는 '대한민국 재정'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기 직전인 2016년에는 정부가 국방비로 38.8조 원을 썼다. 참여연대가 비판한 것은 2020년 예산안이었는데, 그 때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비로 50.2조원을 썼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집권 말기인 2022년에는 국방비가 54.6조 원으로 늘었다.¹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국방비를 쓴 셈이다. 이걸 두고, 참여연대는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평화를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군비 증강은 지난해 남북이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 등의 합의에 역행하는 것이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반발이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간사²

참여연대 뿐만이 아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좌파는 국방에 무관심했다. 정확히 말하면, 국민의 안보 불안에 신경쓰지 않았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의당은 국방비 축소, 대북제재 완화,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약했다.³ 같은 선거에서 진보당은 우리나라를 동맹 없는 중립국으로 만들기 위해 한미동맹까지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⁴ 국회 밖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매년 국방비 억제와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고 있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도 거기에 동참해 왔다.⁵ 온건하던 과격하던, 좌파는 무기를 내려놓고 대화의 힘에 의존하는 '비무장 평화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물론 좌파 입장에서는 비무장 평화주의야말로 정말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겠지만, 이런 믿음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역사를 보면, 협상이 약소국에 유리하게 체결된 사례는 많지 않다. 이탈리아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함께 승리했지만 영국, 프랑스처럼 원하는 만큼 해외 영토를 가져갈 수 없었다. 다소 늦게 연합국으로 돌아섰다는 점도 문제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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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를 연구하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분별 없는 개인화와 각자도생 정신에 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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