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0/24
*사진출처: Photo by Olga Drach on Unsplash




나에게 은행은 그렇게 맛있는 간식은 아니었다. 특유의 향과 맛은 조금 역하기도 했다. 그나마 프라이팬에 구워 먹으면 좀 나았다. 솔직히 말하면, 짭조름한 소금 맛에 먹었다. 

  입맛에 맞지도 않은 은행을 굳이 번거롭게 볶아 먹은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들은 말 때문이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누군가 내게 말해주었다. 은행이 엄청 몸에 좋다고. 

  단지 그 말을 듣고, 은행을 억지로라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건강을 위해 그 말을 믿으려 했던 것 같다. 결코 내 입맛에 맞지 않는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흡사 약처럼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은행을 먹을 때마다 들었던 경고도 한몫했다. 반드시 대여섯 알만 먹어야 한다는 주의사항은 내가 먹는 은행알이 단순히 콩과 같은 음식이 아니라 약이구나 하는 생각을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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