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계급화의 시작: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는 예고된 겨울이었다

김현성
김현성 인증된 계정 · 포동포동 고양이 힝고
2022/12/28
#Scene 1. 겨울이었다.

겨울이었다.

지난 3년 간 운 좋게 이 병을 잘 피해 오던 나는 얼마 전 기어코 Covid-19에 감염되고 말았고, 하루 정도 사이를 두고 동거인도 내 뒤를 따랐다. 다행히 우리는 아직 젊고 비교적 건강했던 터라 병원 신세를 질 일은 없었지만, 문제는 바깥 출입이 아예 거부되었을 때에 으레 들기 마련인 따분함과 무료함이다. 아마 인터넷과 OTT가 보급되지 않았던 세상에서 코로나가 터졌다면 인류는 따분함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멸종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릴없이 리모콘을 돌린다.

그러고 보니 인류가 따분함을 해결하는 방법도 그 가짓수의 증가와 더불어 내용도 많이 바뀌긴 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3종 신기가 KBS, MBC, SBS 였다면 지금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가 아닐까? 그 내용물도 다르다. 만약 우리가 2001년도에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갇혀 있었다면 영원한 사극 히어로 최수종 씨가 등장하는 태조 왕건 재방송만 애타게 찾아다녀야 했겠지만, (참고로 김영철 씨는 벌써 곧 칠순이다. 아멘.) 지금은 미국 최대의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플러스에서 유재석을 내세워 예능을 찍는 시대이다.

뭐 이뿐만은 아니다. 과거 우리 극장가는 스크린 쿼터제가 폐지되면 영화계가 모두 망하는 것 아니냐는 담론이 매우 거셌고 (그만큼 헐리웃 영화의 경쟁력은 드높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충무로를 힘들게 했던 것은 헐리웃 직배 영화가 아닌 성냥팔이 소녀의... 아니다.), 실제로 쟁쟁한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한국 영화의 경쟁력에 대한 걱정이 오갔으나 그로부터 30년이 채 안 된 지금 한국산 컨텐츠들은 OTT를 타고 전 세계를 넘나들고 있다.
국내 OTT는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제법 된다. 자료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Scene 2. 과로사한 주모를 예토전생시키는 나라

2010년대 이후 한국산 영상 컨텐츠의 비약적인 성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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